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가 공공의 민간 클라우드 확산 정책을 놓고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공공 클라우드 확산을 뼈대로 하는 '클라우드컴퓨팅법'이 시행된 지 3년이 됐지만 활성화되지 못한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관련업계는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 이용 대상 확대와 인센티브 지급 등을 주장하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가 공공의 민간 클라우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공공 정보시스템 주무 부처인 행안부가 적극 나서지 않아 시장 활성화가 더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과기정통부와 행안부는 공공 분야 민간 클라우드 도입 확대 방안 논의에 착수했지만 의견차만 확인한 상태다.
정부는 2015년 클라우드컴퓨팅법 시행 이후 '1차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기본계획(2016년∼2018년)'을 마련했으며, 현재 내년부터 시행하는 2차 기본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공공 민간 클라우드 확산을 위해 공공 적용 대상 확대와 정보 자원 등급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법을 적용받는 공공은 공공기관에 국한됐다. 부처와 지자체는 공공에 포함되지 않는다. 공공 도입 활성화를 위해 대상을 확대, 시장 파이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 과기정통부 주장이다.
정보 자원(시스템, 데이터 등) 중요도에 따라 등급을 상·중·하로 분류, 하 등급에 해당하는 자료는 민간 클라우드를 우선 도입하도록 했다. 과기정통부는 기밀이나 보안이 중요한 분야를 제외한 정보 자원은 민간 클라우드를 도입하도록 개방하자는 입장이다.
업계는 행안부가 공공 클라우드를 확산시키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을 총괄하는 행안부가 민간 클라우드 도입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 공공 클라우드는 G클라우드(정부 프라이빗 클라우드) 수준에 머물 것”이라면서 “민간 클라우드를 도입·활용해서 비용 절감과 민간 시장 확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클라우드 활용 정책과 비교해서도 뒤처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1월부터 금융권 중요 정보를 클라우드에서 활용하도록 방침을 밝혔다. 개인 신용 정보도 클라우드 활용을 허가하는 등 클라우드 이용 확대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세계 주요 금융사와 핀테크 업체가 클라우드를 도입해 고객 데이터 분석, 예측 등 혁신 서비스를 내놓는 상황에서 더 이상 뒤처져선 안 된다는 판단이다.
업계는 행안부도 민간 클라우드 도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공이 민간 클라우드 도입을 선도해서 주요 사례를 만들어야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성장한다는 입장이다. 세계 1위 클라우드 업체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항공우주국(NASA) 등 주요 부처가 적극 도입하는 등 미국 정부가 테스트베드 역할을 자처했다. 이 덕분에 AWS는 '미국 정부가 사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로 자리 잡으며 세계로 뻗어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 '정부3.0' 평가 시 민간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가산점을 주는 제도가 있었지만 정부3.0이 사라지면서 가산점도 유야무야 사라졌다”면서 “공공 민간 클라우드 이용 대상을 확대하는 것과 함께 인센티브 제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과기부 의견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달 말까지 민간 클라우드를 도입한 공공기관 대상 만족도 등 수요조사를 진행한 후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면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공 분야 민간 클라우드 확대를 위한 추가 정책, 지원책 등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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