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 달 최저임금 후속대책을 발표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로 출국 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가 최저임금 인상을 감당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런 계획을 밝혔다.
정부는 소상공인·노동자 지원 등을 위한 최저임금 인상 후속대책 발표를 준비 중이다. 기재부는 이를 위해 광주, 순천 등 전국 시도를 두 차례 돌며 임대료, 카드수수료, 세제혜택 등과 관련한 소상공인 요구 사항을 취합했다.
일자리안정자금은 효과가 있지만 내년에 더 확대할 수는 없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김 부총리는 “일자리안정자금을 내년에도 늘려서 지원하면 일정 수준 이상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민간 임금을 재정에서 지원하는 틀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일자리안정자금은 올해 지원분 점진적 축소, 내년 인상분 사업주 부담 경감 등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예산과 관련해선 “7% 중반 이상 확대할 계획이며 사업 내용만 좋다면 '이상'에 방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 예산은 460조~470조원 수준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의지에 따라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10% 이상 늘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맥주 종량세 전환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여 수입맥주 '4캔 1만원'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재부는 세제개편을 앞두고 국세청이 건의한 맥주 종량세 전환안을 검토 중이다. 국산 맥주는 제조원가에 국내 이윤·판매관리비를 더한 출고가를 과세기준으로 한다. 반면 수입 맥주는 관세를 포함한 수입신고가격이 과세표준이라 상대적으로 세금이 적게 매겨진다. 이에 맥주 세금을 알코올 함량이나 술 부피·용량을 기준으로 매기는 종량세 체계로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김 부총리는 “맥주 종량세 전환은 조세 형평 측면과 함께 소비자 후생 측면도 모두 봐야 한다”며 “세금을 올리면 일상에 시달린 뒤 집에 가서 맥주 한 잔 마시는 서민에게 수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부총리는 2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만나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명목으로 부과 여부를 논의 중인 수입자동차 고율 관세 대상에서 한국차를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으로 양국 간 공정한 무역이 이뤄지고 있어 한국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이 미국 고용·투자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함께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또 미국의 이란 제재와 관련 한국이 예외국으로 인정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 문제에 대해 계속 협의하자고 답변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김용 세계은행(WB) 총재와도 면담하고 한국과 WB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김 총재는 올해 4월 합의된 WB 증자안에 대한 한국 지지를 요청했고 김 부총리는 공감의 뜻을 밝혔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