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원대 밀수' 혐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구속영장 기각

해외에서 6억원 대 물품을 밀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두 번째 구속 위기를 벗어났다. 이에 따라 조양호 한진그룹 일가의 '물컵 갑질' 이후 신청된 구속영장은 모두 기각됐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인천지검 외사부(김도형 부장검사)는 24일 밀수 및 관세포탈 혐의로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이 신청한 조 전 부사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신청된 구속영장이 밀수입 범죄사실 중 상당 부분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는 등 영장 범죄 사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해 기각했다. 또 관세청에 범죄사실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도록 보완 수사 지휘를 했다.

조 전 부사장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관세를 내지 않고 해외에서 구매한 의류 등 개인 물품 6억여원어치를 대한항공 항공기 등을 이용해 국내로 몰래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세관 당국은 올해 6월부터 그를 3차례 불러 조사했으나 조 전 부사장은 혐의 중 상당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3일에는 '총수 일가 추정 물품을 해외에 들여오는데 조직적으로 관여했다'는 대한항공 직원 60명의 참고인 진술을 확보한 상태에서 조사가 이뤄졌으나, 조사실을 뛰쳐나가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해 진술을 받지 못했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의 자택과 대한항공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세관 당국은 대한항공 직원도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올해 5월에는 경기도 일산의 대한항공 협력업체와 직원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밀수품으로 의심되는 2.5톤 분량의 현물도 발견했다. 당시 발견된 현물 일부는 조 전 부사장의 물품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올해 4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홍보대행사 직원에게 음료수를 뿌리고 물컵을 던진 이른바 '물벼락 갑질' 이후 한진가(家)에서는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제외하고 모두 구속 위기에 몰리는 수모를 겪었다. 다만 사정 당국이 조 전 전무와 조 회장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및 조 회장에 대해 신청하거나 청구한 구속영장은 모두 기각됐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