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싱가포르는 한국보다 먼저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인식했다.
일본이 1995년 자녀 출산과 보육 양적 확대를 중심으로 한 '엔젤플랜'을 추진하고, 싱가포르가 1987년 출산친화정책을 수립한 것을 고려하면 10여년 이상 빠르다. 특히 유례없는 경제성장과 혼외출산이 적은 사회문화 배경 등에서 한국이 반면교사 삼을 만한 부분이 많다.
일본, 싱가포르는 특히 기혼부부 중심이 아닌 젊은 남녀까지 포함한 결혼 장려 정책으로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한국 역시 미혼·만혼이 출산율 저하 큰 이유지만 여전히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정책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보육 지원마저도 대부분 미취학 자녀 가정이 주로 대상이다.
일본은 1990년대에는 자녀 출산과 보육 양적 확대를 추진하는 이른바 '엔젤플랜'을 추진했다. 하지만 신엔젤플랜까지 효과가 없자 일본 정부는 경기침체가 결혼과 출산 감소에 주된 원인임을 인정하고, 보육강화정책과 함께 결혼장려, 일·가정 양립지원 정책 등을 병행해나가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전담부처 신설로 저출산 현상이 국가적 문제임을 명확히 하고, 내각에 컨트롤타워를 마련했다.
2003년에는 내각 차원에서 저출산 담당 장관을 임명했다. 초기에 청소년 정책과 저출산을 함께 담당했으나 2007년부터는 저출산 대응정책만 담당했다. 이어 2015년에는 1억명 인구 유지와 경제불황을 타파하기 위한 '1억총활약담당 장관'을 임명해 총리와 함께 정책 책임을 맡겼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보건복지부가 대응, 주관하는 한국과 다른 부분이다.
싱가포르도 마찬가지다. 동거에 자유로운 서유럽과 달리 결혼 이후로 출산이 늦춰지자 젊은 남녀 결혼을 국가적으로 장려하고 주택 주거지원 등 각종 사회 혜택을 패키지로 지원했다.
또 재정부 산하에 고학력 미혼 남녀 만남을 직접 주선하는 전담부서를 설치했고, 나중에는 이러한 성격 부서를 통합한 SDN(Social Development Network)으로 미혼남녀 만남부터 결혼까지 주선하고 있다. 민간 결혼알선업체도 동원했다. 사회문화 배경을 반영하고, 기혼부부 보육에만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포괄 상황인식이 포함됐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