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년 역사를 지닌 지프는 독특한 개성을 지닌 브랜드다. 오랜 전통에 현대적 감각을 더해 감성을 자극한다. 지프는 자신들의 브랜드를 모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작이라고 강조한다. 그만큼 SUV 분야에서 누구보다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다.
타깃 고객은 명확하다. 역동적이고 모험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이들이다. 누구나 타는 무난한 차가 아닌 내가 원하는 특별한 차를 만드는 이유다. 이번에 시승한 올 뉴 컴패스 역시 자동차 시장 트렌드에 따라 도심형 SUV를 표방하지만 오프로드를 거침없이 돌파할 만큼 남다른 주행성능을 겸비했다.
2세대로 완전변경을 거친 준중형 SUV '올 뉴 컴패스'를 경기 파주 일대 온로드와 오프로드 구간에서 타봤다. 시승을 통해 체험한 올 뉴 컴패스는 가격 대비 만족도를 뜻하는 새로운 소비 형태인 '가심비' SUV라 부를 만했다.
외관은 직선을 강조한 지프 고유 디자인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다듬었다. 헤드램프와 7개 슬롯으로 구성한 전면 그릴을 연결해 깔끔한 인상을 자아낸다. 차체 하단을 무광 검정 플라스틱으로 마감하고 사각형 휠하우스 적용한 점도 지프만의 개성을 나타내는 요소다. 차체는 전장 4400㎜, 전폭 1820㎜, 전고 1650㎜, 축간거리 2632㎜로 투싼이나 스포티지와 전체적으로 비슷한 크기를 지녔다.
실내 역시 최신 지프 모델 레이아웃을 계승해 간결하면서도 공간 활용성이 우수하다. 두툼한 스티어링 휠은 손에 잘 감기고, 세미 버킷 타입 시트는 몸을 편안히 감싸준다. 센터페시아에는 꼭 필요한 버튼만을 배치했다. 플라스틱과 가죽 등 실내 소재 질감도 만족스럽다. 트렁크 용량은 770ℓ 수준이다.
파워트레인은 직렬 4기통 2.4ℓ 멀티에어 가솔린 엔진에 9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최고출력은 175마력, 최대토크는 23.4㎏·m으로 공차 중량(1640㎏) 대비 무난한 수준이다. 가솔린 엔진답게 정차 시 진동과 소음은 잘 억제됐다. 엔진 회전수를 낮게 가져가면서 차분한 변속으로 편안한 승차감과 연비를 강조한 설정이 돋보인다.
천천히 가속을 시작했다. 페달을 깊게 밟지 않아도 차량을 가볍게 움직인다. 일반적인 도심 주행에서는 부족함이 없는 힘이다. 변속기는 언제 기어를 바꿨는지 모를 정도로 부드럽다. 다만 급가속을 시도하면 저속 기어로 전환하는 다운 시프트 반응이 예상보다 다소 느린 느낌이다.
국도에 진입해 본격적으로 속도를 올렸다. 고속에서 스티어링 휠이 무거워지면서 차체가 높은 SUV임에도 세단 못지않은 주행 안정감을 보여줬다.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멀티링크 방식은 저속에서 편안하면서도 고속과 코너에서 차체를 흔들림 없이 잡아준다.
온로드 시승을 마치고 지프가 임의로 꾸며놓은 오프로드 구간에 들어섰다. 지프가 사륜구동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해 마련한 코스다. 오프로드는 계단을 활용한 장애물 코스와 모래 웅덩이와 언덕 등 험로 구조물 코스로 구성했다. 사륜구동을 선택하고 장애물을 넘었다. 차량이 스스로 네 바퀴에 적절한 동력을 배분해 운전 실력과 무관하게 오프로드를 쉽게 돌파할 수 있었다.
올 뉴 컴패스는 토크를 네 바퀴에 전달해 오프로드 성능을 강화한 지프 액티브 드라이브 4x4 시스템을 탑재했다. 이 시스템은 뒤축 분리 기능을 갖춰 사륜구동이 필요하지 않을 때 이륜구동 모드로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다. 아울러 오토, 눈길, 모래, 진흙 네 가지 모드를 제공하는 지프 셀렉-터레인 시스템도 탑재했다.
휴식 시간에는 실내 중앙 디스플레이에 자리한 커넥티비티 장비 유커넥트 시스템을 사용해봤다.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모두 지원한다. 스마트폰을 연결해 음악을 듣고 전화 통화, 메시지도 주고받을 수 있다. 오디오북, 팟캐스트를 재생하거나 지도, 카카오내비까지 사용할 수 있었다.
시승 후 확인한 연비는 리터당 8~9㎞ 수준이었다.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ℓ당 9.3㎞(도심 8.2㎞, 고속도로 11.2㎞)이다. 가격은 론지튜드 모델 3990만원, 리미티드 모델 4340만원으로 책정했다. 지프는 올 뉴 컴패스 출시를 기념해 200대 한정으로 론지튜드 모델을 310만원 인하한 3680만원, 리미티드 모델을 360만원 내린 3980만원에 판매한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