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하락 전망으로 메모리 반도체 경기 고점 논란이 불거졌지만 D램 제품 고정거래가는 여전히 보합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낸드플래시의 경우 9개월간의 보합세를 깨고 6% 가까이 떨어졌다.
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 자료에 따르면 PC용 8기가비트(Gb) D램 고정거래가격은 전달과 동일한 8.1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5월부터 3개월간 보합세를 유지 중이다. 고정거래가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공급업체가 대형 거래선과 대규모로 제품을 공급할 때 매기는 가격이다. 작년 10월부터 지난 6월까지 보합세를 유지했던 범용(USB 등 메모리카드용)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은 5.89% 떨어졌다.

낸드플래시 가격이 떨어진 이유는 공급이 늘었기 때문이다. 주요 낸드플래시 제조사가 64단 제품 개발을 마치고 본격 양산을 시작한 것이 가격 하락의 이유인 것으로 풀이된다.
메모리 업계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제품은 D램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같은 메모리 회사는 D램 매출액 비중이 과반 이상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이 수치가 80% 수준으로 높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주요 메모리 업계가 D램 공급을 얼마나 늘릴 것인가가 관건인데 최근 발표로 보면 공급이 크게 늘어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수익성 위주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공급 물량 대폭 확대는 없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지난 달 31일 실시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단계적 외형 성장이 아니라 중장기 수익성 강화가 기본 전략”이라면서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수익성 위주 전략에서 탈피, D램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마케팅팀 전무는 “메모리 업계의 공급 확대 노력에도 불구 여전히 수요를 따라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공정 난이도 증가, 자본 집약성 등 영향으로 (공급 확대가) 제한적인 상황이며 이 때문에 중장기로 안정된 업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업계 웨이퍼 투입량 추가 노력에도 불구, 미세화 난도 증가에 따라 생산 증가분이 충분치 않다”면서 “현재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