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가 750억원 규모의 한국은행 차세대 시스템 사업을 사실상 수주하게 됐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 CNS가 한은 차세대 회계·결제 시스템 통합구축사업자(SI) 수의계약 대상자로 선정됐다.
해당 사업은 지난달 19일 한 차례 유찰되면서 마감 기간이 31일로 연장됐다. 국가계약법상 두 곳 이상의 후보 업체가 참여해야하지만, 당시에도 LG CNS만 접수를 마쳤기 때문이다. 재공고 기간이 지난 만큼 이번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전환된다.
다만 LG CNS가 넘어야할 산은 남아있다. 2일 열리는 기술평가위원회 평가에 합격해야한다. 기준은 90점 만점에서 최소 85%(76.5점) 이상이다. 한은 준법감시인이 총괄하는 기술평가위원회는 외부위원 6명과 내부위원 5명 총 11명으로 구성됐다.
이후 몇 주간의 협상 과정을 거쳐 이달 말쯤 최종 SI 사업자로 선정될 전망이다.
LG CNS는 대신정보통신 및 한국정보산업협동조합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들어왔다. 공공기관 입찰 시 중소기업과 협업하면 가점을 부여받게 된다.
한은 차세대시스템 개발단 관계자는 “재입찰을 마감한 결과 LG CNS가 단독 입찰했다”며 “기술평가를 통해 최소한의 조건을 충족하는지 확인한 후 이달 말쯤 수의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18년 만에 메인프레임에서 탈피하기 위해 올해부터 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1월 차세대 시스템 개발단을 신설하고 6월 SI 입찰 공고를 냈다. 7월 PMO로 투이컨설팅을 선정했다. 2020년 10월 오픈을 목표로 올해 9월부터 개발에 착수한다.
이로써 지난해 막이 오른 '1조원 규모' 금융권 차세대 시스템 수주전이 상당수 마무리됐다.
금융IT 시장을 두고 LG CNS와 SK C&C가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LG CNS는 한국은행(750억원), BC·국민·농협카드(총 3000억원) 등, SK C&C는 KDB산업은행(2000억원), 우리은행(3000억원) 등을 따냈다.
올 하반기 남은 수주전은 30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KB국민은행 차세대 시스템 프로젝트다. IBM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서버를 교체하는 한국은행, 우리은행 등과 달리 국민은행은 메인프레임을 유지한다. 금융권 '탈 메인프레임' 움직임에 속도가 붙는 상황에서 국민은행만 정반대 전략을 취했다.
업계 관계자는 “SK C&C가 한국은행 재입찰에도 들어오지 않은 것은 국민은행 사업 준비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래에셋(400억원)과 더케이손해보험(200억원), 흥국생명(200억원) 등 보험업계도 조만간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