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아이폰 효과...애플은 '함박웃음' 삼성디스플레이는 '투자 빙하기'

OLED 아이폰 효과...애플은 '함박웃음' 삼성디스플레이는 '투자 빙하기'

애플이 2분기 '아이폰X' 효과로 함박웃음을 지었지만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큰 수혜를 입지 못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 증가가 더뎌 신규 투자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하다. 신규 A5(가칭) 건물 신축이 지반 다지기 작업 이후 소강상태다. A3 가동률도 작년 말 100% 정점을 찍은 뒤 좀처럼 회복하기 힘들다는 전망도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7월 1조원을 투자해 충남 아산에 새롭게 OLED 부지를 조성키로 했다. 신규 공장 투자도 계획했으나 지반 다지기 작업 이후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한창 공사할 때는 크레인이 12~13대가량 있었고 작업 인부도 많아 주차장이 꽉 찼는데 요새는 크레인이 절반으로 줄고 작업자도 상당히 빠져나가 한산하다”며 “새 건물이 올라가는 움직임이 안 보인다”고 전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신규 투자보다는 기존 공장 가동률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애플의 패널 주문이 급감해 가동률이 10% 수준까지 떨어졌던 A3 공장은 지난 5월부터 신제품 물량을 생산하면서 가동률을 회복하고 있다. 업계는 A3 가동률이 최근 70~80% 수준까지 올라섰다고 추정했다. 가동률 100%를 기록한 지난해 11월과 12월에는 못 미치지만 정상 수준으로 회복한 셈이다.

A3 공장은 6세대 원장 기준으로 월 13만5000장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 중 월 10만5000장이 애플에, 월 3만장이 삼성전자에 할당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지난해 OLED 아이폰 모델 1종을 출시했고 올해 2종을 선보일 예정이지만 이런 변화가 신규 투자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애플이 아이폰 생산량을 줄이는 대신 고가로 책정한 전략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꾸준히 수율을 개선했고 LCD 라인을 전환한 A4도 아직 가동 전이어서 추가 생산능력이 필요하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세대 대형 패널 기술로 개발 중인 양자점-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를 양산할 시점이 돼야 신규 공장 투자가 구체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폴더블 패널을 생산하면 기기당 패널 면적이 기존 5~6인치대에서 7인치 이상으로 커지지만 당장 기존 생산능력에서 대응할만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A5 투자 시기를 이르면 2017년 말 혹은 2018년 하반기로 예상했으나 2020년에도 별 변화가 없을 가능성도 염두하고 있다”며 “신규 공장 투자가 폴더블보다는 차세대 대형 패널 사업에 더 영향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