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국내 금융권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지원한다.
먼저 거래소와 예탁결제원으로 분리된 증권 청산과 결제 업무에 블록체인을 동시 적용하는 방안 등 활성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2일 '해외 증권거래소의 블록체인 기술 도입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2일 공개했다. 올초 금감원 조직개편에 따라 핀테크지원실 산하에 신설된 블록체인연구반이 처음 공개하는 조사 결과다.
미국 나스닥, 호주 증권거래소(ASX) 등 해외 증권거래소의 블록체인 기술 도입 방식과 자본시장 금융 인프라에 대한 기술활용 범위 등을 분석하고 시사점을 제안했다.
금감원은 증권 발행과 매매, 청산, 결제·권리관리 등 각종 업무에 블록체인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공적시장에 대한 매매 업무에 대한 도입은 다소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증권 유관기관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발굴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업권과 기관의 경계 없는 산업 전체적 협력을 통해 자본시장 관련 간편결제, 자금세탁방지 등 증권거래 전 영역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발굴·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국내는 증권 청산과 결제 업무가 분리되어 있어 유관기관 간 협조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거래소는 2016년말 장외시장 스타트업 주식 거래시스템 KSM에 블록체인 기능을 부분 적용했다. 예탁원은 지난해 말 블록체인을 활용한 전자투표에 대한 개념검증(PoC)를 마치고 올해 중 시범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가별로 청산과 결제 업무를 분리하기도 하지만,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실시하는 국가는 모두 단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접근한다”며 “블록체인 특성 상 청산과 결제를 분리해서는 운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도 금감원의 움직임을 반긴다.
금융투자업계 블록체인 컨소시움 관계자는 “블록체인을 금융업에 적용하기 위해 감독당국 차원의 관심이 필수”라며 “장외채권 등 실제 서비스를 어떻게 적용할 지 등에 대해 금감원과 긴밀하게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또 폐쇄형 블록체인을 기반 네트워크가 증권 거래 처리속도 향상과 안정성 확보에도 용이하다고 분석했다. 자본시장과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협업도 제안했다. 상호 기술역량 강화와 스타트업 일자리 창출도 긍정 평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이 블록체인보다는 가상통화 등의 불공정거래와 감시에 집중했다”며 “앞으로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제정 등 블록체인을 위한 금융산업 차원의 발전 방안에 대한 고민하고 분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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