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최규하 KERI 원장 “ '글로컬 KERI' 기치로 내부 결속·대외 협력 강화할 것”

[人사이트]최규하 KERI 원장 “ '글로컬 KERI' 기치로 내부 결속·대외 협력 강화할 것”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전기 전문 정부출연연으로 전기기술 산업 현안에 해법을 제시하고, 혁신을 선도할 책임이 있습니다. '글로컬 KERI'는 이러한 국가·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고, 전기가 지닌 가치를 발굴 전파하는 세계적인 연구기관이 되자는 의미입니다.”

지난 3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최규하 KERI 원장은 '글로컬 KERI'를 새 기치로 내부 결속과 대외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과 '로컬'을 조합해 만든 '글로컬 KERI'는 세계 전기 연구를 선도하고 그 과정과 성과로 국익에 기여한다는 비전이다. 최 원장은 “40여년 동안 첨단 기술개발과 시험인증서비스로 국가 발전에 이바지했다. 하지만 국민과 정부는 좀더 힘을 내 산업과 경제 혁신에 기여하는 가시적 성과를 거둬주기를 원하고 있다. 취임 전후로 KERI 역할과 존재감을 인정받는 길은 무엇일까 고민했고 '글로컬 KERI'로 방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KERI처럼 지난 40여년간 전기공학 연구로 한우물을 파며 후학을 양성해 온 교수다. 전력전자학회장, 대한전기학회 이사, 산자부 에너지안전전문위원장, 산업기술연구회 기획평가위원 등을 지내며 전기 학술 발전과 전기에너지 안전 제도 개선에 기여했다.

그는 '전기화(electrification)'를 키워드로 전기 기술과 산업의 중요성을 압축해 설명한다. “산업혁명의 기반에 전기 기술과 반도체, 컴퓨터 등 전기 응용 제품이 두루 깔려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나노바이오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도 거슬러 올라가면 전기공학이 토대다. 우리는 모든 것이 전기에너지로 돌아가는 '전기화 시대'에 살고, 전기화 시대는 빨라지고 깊어진다.” KERI 존재 이유와 역할의 중요성을 표현한 동시에 그가 KERI 원장 공모에 지원한 배경이기도 하다.

세계 전기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국가 사회에 이바지하는, KERI의 새로운 비전 글로컬 KERI를 설명하고 있는 최규하 원장.
세계 전기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국가 사회에 이바지하는, KERI의 새로운 비전 글로컬 KERI를 설명하고 있는 최규하 원장.

글로컬 KERI 구현을 위한 첫 시도는 중전기기업체와 '신 산·연협력' 구축이다. 신 산·연협력은 개별 기술 및 과제 단위의 단발식 협력을 넘어 기업과 연구소 전체 조직이 참여해 기술 개발에서 상용화, 수출, 기업 경쟁력 강화까지 협력 범위를 다각화한 체제다. 그는 “종합병원식 협력이 필요하다. 개인 연구에 강점을 지닌 출연연과 기술이전 등 단일 협력에 익숙한 기업이 상호 협력을 조직 차원으로 끌어올리면 유용한 과제 발굴은 물론 실질적 성과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개발과 함께 KERI의 양대 사업 축인 '시험인증' 분야 글로벌화도 추진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시험인증 설비와 전문인력을 활용, KERI 시험인증 성적서를 전세계에 통용하는 사업이다. 최 원장은 “KERI 시험성적서 가치를 대폭 높일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을 전개하고 이를 국내 전력기기업체 수출경쟁력으로 이어가겠다”면서 “시험인증 분야는 다른 출연연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KERI만의 강점이자 세계적 경쟁력”이라 말했다.

전기기술과 중전기기 산업에 대한 세간의 저평가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최 원장은 “너무 가깝고 친근하면 그 존재 가치를 잊기 쉽다. 첨단 기술과 산업은 대부분 전기 기술의 도움으로 발전하고 성장했다”면서 “전기와 전기산업은 묵묵히 고향땅을 지키며 헌신하는 부모님 같은 존재로 현재 진행형 기술인 동시에 미래지향적 첨단기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