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제조된 고혈압 치료제 원료에서도 발암가능 물질이 검출돼 59개 품목 제조·판매가 잠정 중단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수입·제조되는 모든 발사르탄(고혈압약 원료)을 조사한 결과, 대봉엘에스가 제조한 일부 발사르탄에서 발암가능 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잠정 관리기준 0.3ppm을 초과했다고 6일 밝혔다.
대봉엘에스는 중국 주하이 룬두의 원료를 수입·정제해 원료의약품 '발사르탄'을 제조해 왔다. 식약처는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대봉엘에스 발사르탄을 잠정적으로 판매·제조 중지했다. 해당 원료를 사용해 제조된 완제의약품 22개사 59개 품목에 대해서도 잠정 판매중지와 처방 제한조치를 취했다.
현재 해당 의약품을 복용 중인 환자 수는 총 18만1286명으로 집계된다. 처방한 의료기관은 7625개소, 조제 약국은 1만1074개다. 식약처는 이 의약품이 처방되지 않도록 6일 0시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로 처방·조제 차단하고, 건강보험 급여 적용도 정지했다. 처방 받은 환자는 다른 고혈압 치료제로 재처방, 재조제 받으면 된다. 의료기관 방문을 하지 않고 약국에서 교환도 가능하다.
잠정 판매 중지와 처방 제한 관련 제품 목록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터에서 고혈압약, 발사르탄, 고혈압치료제, NDMA 단어를 검색하면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식약처는 국내 수입, 제조되는 모든 발사르탄 품목을 수거·검사한다. NDMA가 발생한 가능성이 높은 제조 공정을 시작으로 52개사 86개 품목을 순차 조사한다. 이번 사태를 촉박한 중국 제지앙 화하이와 유사한 제조공정으로 제조된 발사르탄(24개사 31개 품목) 중 대표 품목을 조사한 결과 NDMA 잠정 관리 기준을 초과한 제품은 없었다.
발사르탄에 함유된 NDMA 함량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검출 제품을 복용했던 환자 영향 평가도 진행한다. 국내 허가된 제품 중 최고 용량인 320mg으로 3년 동안 복용한 경우, 자연발생적 발암 가능성을 더해 1만1800명 중 1명이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세한 영향평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공받은 환자 정보를 활용해 진행한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