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이 항공스케줄부터 예약·발권까지 전체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면 전환(All-in)했다.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이 대세인 상황에서 기업 탈 데이터센터(IDC)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달 말 KT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계약을 해지한다. 2014년 9월부터 최근까지 모바일 홈페이지 구축은 물론 예약·발권 등 모든 시스템을 기존 KT IDC와 클라우드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로 옮겼다. 국내 항공업계 첫 사례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2014년 9월 모바일 관련 시스템을 AWS에 이전했고 상황에 따라 서버 등 인프라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확인했다”면서 “비용과 확장성을 고려해 다른 인프라도 교체기에 순차적으로 마이그레이션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장비 교체기마다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을 순차적으로 진행해 약 4년 만에 올인에 성공했다. 이스타항공 사례를 바탕으로 다른 LCC도 클라우드 전면 전환을 적극 검토한다. 초기에는 예약자가 몰리는 시기에 클라우드를 활용해 인프라를 확대, 장애에 대응하는 수준이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는 가격 프로모션이나 일정 오픈 시 접속자 폭주로 발생한 문제를 클라우드를 활용해 해결했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물론 진에어와 제주항공 등 국내 LCC 대부분은 예약·발권이 몰리는 시즌에 클라우드를 활용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도 기존 인프라나 플랫폼 일부를 클라우드에 올리고 추가 탑재도 검토 중이다.
삼성·LG·롯데 등 대기업도 클라우드 사업과 활용에 적극적이다. IT서비스기업 클라우드 사업은 물론 신사업·해외진출 인프라와 플랫폼으로 클라우드를 채택한다. 두산그룹은 전사 '디지털 전환'을 위해 클라우드를 비롯해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IT 규제가 촘촘한 금융권에서도 최근 규제완화 계기로 개인정보와 관련 없는 인프라와 플랫폼은 클라우드로 이전한다. 대형병원 헬스케어 인프라도 마찬가지다.
기업 선택은 주로 노후장비 교체나 신규 사업에 따른 새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결정된다. 데이터센터를 활용한 온프레미스 기반 구축보다 시간·비용·개발 등 다양한 측면에서 클라우드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공에서도 마찬가지다.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매년 노후장비 교체와 신규 정책 사업에 따른 시스템 구축을 위해 범정부 정보자원 통합 구축사업을 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수요기관에 온프레미스로 교체·구축하기 보다 G클라우드 기반 시스템 도입을 권한다”면서 “클라우드 비중을 점차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민간과 공공 모두에서 클라우드 전환 추세가 나타나지만 올인이 당장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각종 규제가 건재하는 데다 기업 규모에 따라 인프라 여건이 다르고, 국내에서 클라우드에 대한 신뢰도가 아직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는 클라우드 올인이 이뤄지겠지만 현재 국내 기업 클라우드 전환률은 10~20% 수준”이라면서 “차세대 시스템 구축이 부담되는 중소·중견기업 위주로 클라우드 전환을 시작해 대기업 등이 점차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