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 칭화유니그룹 산하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미국 반도체 심장부인 실리콘밸리에서 독자 3D 낸드플래시 양산 기술을 공식 발표했다. YMTC는 자사 제품이 현존 낸드플래시 중 입출력(IO)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YMTC 발표를 접한 국내 메모리 전문가들은 경제성과 효용성이 떨어지는 기술이라면서 수율을 높이기 어려워 일종의 궁여지책을 쓴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내놨다.
6일(현지시간) YMTC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플래시메모리서밋에 독자 3D 낸드플래시 양산 기술인 '엑스태킹(Xtacking)' 기술을 소개했다.
엑스태킹은 메모리 셀로만 구성된 칩(Die)과 셀을 제어하는 주변부(Peri)를 별도 로직칩으로 구성, 수백만개의 금속 수직인터커넥트액세스(VIA) 기술을 통해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골자다.
기존 3D 낸드플래시는 면적의 20~30%가 셀을 제어하는 주변부로 구성된다. 128단 이상 적층이 이뤄지면 총 면적의 50% 이상을 주변부가 차지하게 된다. 이 때문에 주변부를 별도 로직칩으로 구성하고 적층하면 낸드플래시의 용량 밀도가 높아진다고 YMTC는 설명했다. 셀과 주변부를 각각 모듈화 방식으로 개발하기 때문에 개발 시간을 최소 3개월 단축하고 제조주기도 20% 줄어든다고 YMTC는 주장했다.
이날 YMTC는 엑스태킹 기술로 개발된 자사 32단 3D 낸드플래시의 IO 속도가 3.0Gbps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이먼 양 YMTC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업계 최고 수준의 3D 낸드플래시 IO 속도는 1.4Gbps(삼성전자 5세대 3D 낸드플래시)이며 대부분 업체는 1.0Gbps 이하의 IO 속도를 제공한다”면서 “엑스태킹 기술을 사용하면 낸드 IO 속도가 DDR4 D램과 비슷한 3.0Gbps에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 CEO는 “이 기술이야 말로 낸드플래시 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는 냉정한 평가를 내놨다. 더레지스터는 “3.0Gbps를 어떻게 달성하는지에 관한 구체 설명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EE타임스는 짐 핸디 오브젝티브 애널리시스 메모리 분석가 발언을 인용해 “원래 느린 동작 속도의 낸드플래시에 이 같은 고속 IO 기술을 채택한 것을 시장이 받아들일 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메모리 전문가들은 주변부 로직칩의 버퍼를 활용하는 기술로 이 같은 속도를 어떻게든 달성할 수는 있겠지만 효용성 혹은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칩 두개를 하나로 연결하는 공정이 추가되면 비용, 생산 시간이 늘어난다”면서 “셀을 적층하는 공정에서 어려움을 겪으니 궁여지책으로 주변부를 뺀 이 같은 기술을 도입한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그러나 “어떻든 간에 중국이 꾸역꾸역 메모리 양산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은 국내 업계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이라면서 “적절한 견제와 격차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