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암호화폐 거래소를 벤처 업종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암호화폐 공개(ICO) 기업에 대해서도 같은 규제안을 마련했다. 중기부는 지난 10일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령은 통계청 표준산업분류에 따른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을 벤처에 포함시키지 않겠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이에 앞서 중기부는 규제 완화 차원에서 벤처 업종을 대폭 확대했다. 5월 벤처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하며 그동안 벤처기업으로 확인받을 수 없는 23개 업종을 추가했다. 숙박업, 비알코올 음료점업, 부동산 임대업, 미용업, 골프장 운영업, 노래연습장 운영업 등 18개 업종이 벤처기업 업종으로 새로 편입됐다. 주점, 도박장 등 유흥성·사행성 관련 5개 업종만 벤처기업 인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나친 규제다.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분분하다. ICO도 마찬가지다. 찬반 입장도 첨예하게 갈린다. 일시적인 거품일지 인터넷에 버금가는 혁신을 몰고 올지 누구도 확실하게 단언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암호화폐 현장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ICO는 강력한 규제에도 오히려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정부도 통계청 정식분류 체계에 포함, 제도권에 편입시키려는 분위기였다.
중기부 입법안은 암호화폐에 찬물을 끼얹는 조치다. 벤처 생태계 건전성 확보를 배경으로 들었지만 암호화폐를 주점, 도박장과 같은 수준에서 인식하는 자체가 주는 파장은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벤처 업종을 대폭 확대한 상황이었다. 숙박이나 노래연습장까지 벤처로 지정했다. 암호화폐나 ICO를 추진하는 기업은 대부분 기술 기업이다. 법과 현실이 엇박자가 될 가능성이 짙다. 모든 기술에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암호화폐도 일부 부작용을 인정한다. 그러나 엄청난 잠재력을 같이 봐 줘야 한다. 그래야 기술과 서비스가 진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