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은 라종철 책임연구원이 허혈성 뇌졸중으로 막혔던 혈관에 혈액이 다시 돌때 일어나는 뇌손상을 치료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허혈성 뇌졸중이나 고산병이 일어나면 혈관을 통해 뇌 신경세포에 공급되는 산소공급이 줄어들면서 저산소증이 나타난다.
이때 다시 혈액을 공급해 지속적 뇌손상을 방지해야 하는데, 산소를 공급받는 과정에서 신경세포가 지나치게 흥분해 추가적인 뇌손상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혈류를 정상화하는 단계에서 신경세포의 흥분을 조절, 손상을 억제하는 치료제 개발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혈액이 다시 공급될 때 신경세포의 과다한 흥분을 일으키는 양이온통로(HCN통로)를 확인했다. 또 혈류를 정상화하기 전에 해당 이온통로를 억제하는 물질인 '제이트브레딘(Zatebradine)'을 사용하면 신경세포 과흥분과 독성을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기존에는 뇌졸중 환자나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회복을 위해 체온을 32℃까지 낮춰 뇌에 흐르는 혈류를 느리게 하는 저체온요법이 많이 이용됐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신경세포의 흥분을 직접 낮추는 방법을 발견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라종철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발견한 이온통로 억제제는 본래 부정맥 치료용으로 사용되던 약물”이라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뇌의 재관류 손상 억제용으로도 효과가 있음이 증명되면서 저산소성 뇌손상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