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중기재정을 짜면서 예상했던 5년간 세수가 당초 예상보다 60조원 더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가재정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며 “올해 상반기에 초과 세수가 19조원 발생했고 올해와 내년 세수가 좋을 것으로 본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부는 양호한 세입여건을 바탕으로 내년 재정지출을 대폭 늘릴 방침이다.
김 부총리는 “내년 총지출 증가율 목표를 5.7%, 5년간 증가율은 5.8%로 가져가려고 했다가 내년 목표를 2%포인트(P) 올리자고 제안했다”며 “여기에 플러스알파(α)를 하려고 하는데 그 수준은 다음 주쯤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중국 소설 삼국지를 인용하며 “조조군을 맞아 공명은 적벽에서 화공을, 관우는 번성에서 수공을 펼쳤다”며 “사회경제 여건에 따라 재정대응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구조 문제 대응과 혁신성장 성과 창출 필요성, 양호한 세수여건 등을 고려해 더욱 적극적 재정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정건전성과 관련 한국 재정이 10년 후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는 지적에 동의하며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0% 내외에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국가채무는 2022년까지 40% 내외에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관리재정수지는 가이드라인 수준에서 GDP 대비 〃3%를 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재정역할 확대를 강조했다.
한종석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재정전망센터장은 우리나라 지니계수 개선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보다 여전히 낮아 재정을 활용한 소득 재분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센터장은 “직접세는 (최상층인) 10분위 부담이 약 640만원으로 9분위 부담액 134만원의 약 4.76배”라며 “직접세는 누진적이지만 사회보장기여금, 간접세는 상대적으로 누진도가 약하다”고 말했다.
김정훈 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5~20년간 중기 관점에서 보면 한국이 직면한 재정정책의 도전과제인 '삶의 질 향상 및 소득 격차 완화'를 위해 정부 세입과 지출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돌고 기초 재정수지가 흑자”라며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이 지금보다 커져도 경기 활성화 효과로 국가 채무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신산업 분야 전략적 투자를 강조하고 △4차 산업혁명 인재육성 △글로벌 혁신기업 클러스터 조성 △한국형 크립토밸리(암호화폐도시) 조성 등 '메가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안 회장은 “혁신 성장을 위해 정부가 핵심 분야에 재정·세제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