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가전 업계 상반기 실적이 전년 대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가전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중국 사드 보복 여파를 극복한 것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19일 중견가전 업계 실적 분석 결과 위닉스와 쿠쿠홀딩스, 대유위니아 올해 상반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일제히 상승했다.
위닉스는 상반기 매출 1885억원, 영업이익 2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1323억원, 영업이익 126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특히 영업이익률 12%를 기록하며 영업이익률에서도 성과를 냈다.
올해 초여름 비 오는 날이 늘면서 제습기 시장이 살아났고, 공기청정기 매출도 호조를 띄면서 실적이 상승했다. 두 계절가전 덕분에 위닉스는 2분기 매출액 1119억원(영업이익 137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미국시장에서도 1분기 공기청정기 수출액 103%, 판매량 163% 상승했다.
중국 사드 보복 여파로 지난해 주춤했던 쿠쿠홀딩스도 올해는 실적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쿠쿠홀딩스는 상반기 매출 2428억원, 영업이익 36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 2154억원, 영업이익 234억원을 상회했다.
전기밥솥 프리미엄 제품군과 전기레인지 판매가 증가했고, 중국시장에서도 프리미엄 밥솥 수요가 살아난 것이 실적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상반기 흐름을 살린다면 중국 사드 보복 여파를 딛고 2015년(매출 4902억원)과 2016년(매출 4838억원) 수준 실적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5% 상승했다.
대유위니아는 상반기 매출 1900억원, 영업손실 313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매출 1659억원, 영업손실 292억원과 비교했을 때 매출액은 커졌지만 영업손실은 늘었다.
대유위니아는 일반적으로 3분기까지 영업손실을 기록하다 4분기 김치냉장고 실적에 힘입어 흑자 전환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건조기와 세탁기 시장에 신규 진출하면서 매출액이 늘었지만, 투자비용도 증가해 영업손실이 늘었다. 3분기 반영될 에어컨 특수와 4분기 딤채 실적을 감안하면 올해 연말 전망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중소가전 업체도 상반기 실적을 선방했다.
신일산업은 위닉스처럼 계절 특수를 제대로 봤다. 에어서큘레이터와 선풍기 등 여름가전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기록적인 무더위로 에어컨 대란이 재현된 가운데 에어컨 보완재인 에어서큘레이터와 선풍기 매출도 동반 성장했다.
신일산업은 올해 상반기 매출 715억원, 영업이익 8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매출 690억원, 영업이익 55억원을 넘어섰다. 신일산업은 2015년부터 매년 실적이 성장했다. 2015년 매출액 1064억원, 영업손실 51억원, 2016년 매출액 1240억원, 영업이익 49억원, 2017년 1445억원, 영업이익 105억원을 기록했다.
쿠쿠와 국내 밥솥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쿠첸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 1143억원,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 쿠첸은 2016년 매출 2726억원, 영업이익 97억원으로 순항했지만 지난해 매출은 2372억원에 영업손실 8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밥솥 시장이 둔화된 가운데 고정비 지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탓이다.
쿠첸 관계자는 “흑자전환을 위해 비용절감에 주력했고 이와 함께 밥솥 판매고가 다시 회복되면서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의류관리기를 국내에서 처음 내놓은 파세코는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494억원, 영업손실 12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매출액 415억원, 영업손실 1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이 커졌고 영업손실폭이 줄어든 점이 긍정적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1212억원, 영업이익은 39억원으로 2016년보다 영업 성과가 나아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이 가전사업에서 호성적을 거둔 가운데 중견 가전사도 상반기 실적이 전년 대비 전반적으로 개선되면서 국내 가전업계는 기분 좋게 '반환점'을 돌았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국제 정세와 내수 상황, 정부 정책 등 외부 여건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연말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으로 상반기 실적이 나쁘지 않았지만 하반기 외부 요인에 따라 기업 실적은 얼마든 흔들릴 수 있다”면서 “내수경제 상황과 G2 갈등으로 인한 세계정세 변수, 주 52시간 근로제와 정규직 전환 등 정부 정책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