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전자무역시스템이 페루에 도입된다. 말레이시아 수출로 동남아 시장을 개척한 데 이어 중남미 시장에도 교두보를 확보했다. 전자무역·물류 플랫폼으로 전환을 서두르는 신흥국·개도국 시장에서 한국형 전자무역시스템이 두각을 나타낸다는 평가다.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대표 김용환)은 페루에 한국형 전자무역시스템을 수출한다고 20일 밝혔다. 2012년 한국과 페루 정부 간 전자무역시스템 구축 협력을 위한 MOU를 교환, 시스템 수출을 추진한 지 6년 만에 맺은 결실로 중남미 지역 첫 수출이다.
전자무역시스템은 인터넷과정보시스템을 활용, 시·공간 제약 없이 무역거래 업무처리를 지원한다. 가상공간에서 수출업자는 회사 제조물품 등 전자목록을 게시하고 수입업자는 구매거래를 요청, 거래 상담과 동시에 계약 체결 등 프로세스가 이뤄진다.
1991년 전자무역촉진법에 근거해 한국무역협회가 100% 출자, 설립한 KTNET은 국가전자무역기반사업자다. 전자무역 시스템 구축과 운영으로 매년 6조원 이상 무역부대비용 절감에 기여했다. 875종에 이르는 정부-기업, 기업-기업, 국내-해외 간 수출입 문서를 전자화했다.
연 3억8000만건에 이르는 전자문서를 365일 무중단 처리한다. 디지털 무역플랫폼 구현을 위해 무역·물류·통관에 전자상거래까지 통합한 '원 싱글 윈도(One Single Window)' 구축도 추진 중이다. 플랫폼 수출과 함께 트레이드코리아, 케이몰24 등에 입점한 우리 기업 현지 진출도 동시에 이뤄진다.
김용환 KTNET 대표는 “시스템 수출은 단순히 외화획득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한국 제도와 문화, 경험과 노하우 등을 포괄적으로 전수하는 시스템 외교”라며 “정부 관심과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국내 전자무역시스템 구축 노하우와 30여개 국가 수출 경험을 기반으로 중남미 국가로는 처음으로 페루 수출을 성사시켰다. 페루 정부가 오는 2023년까지 총 6000만달러(한화 약 720억원) 규모로 추진하는 국가전자무역시스템 구축사업(VUCE 2.0) 1단계 과정이다.
내년 11월까지 페루의 요건확인업무 자동화와 이마켓플레이스 등 플랫폼을 구축한다. ERP 시스템 개발 및 컨설팅 업무와 같이 전자무역환경 개선을 위한 업무도 수행한다.
KTNET은 페루 시스템 구축을 시작으로 칠레, 콜롬비아 등 전자무역 싱글윈도 구축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주변 국가로도 한국형 시스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 역시 완벽한 수행으로 페루 국가전자 무역시스템 구축사업(VUCE 2.0) 후속사업에도 적극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KOICA의 적극 지원과 협력, 정부의 무상원조 프로그램 없이는 성사가 어려웠을 사업”이라며 “멕시코, 칠레, 콜롬비아 등 최근 우리나라가 준회원 가입을 추진하는 태평양동맹(Pacific Alliance) 회원국을 중심으로 추가 수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KTNET은 최근 국내 전자무역시스템 구축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국과 개도국을 대상으로 한국형 전자무역플랫폼 및 솔루션 수출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 5월에는 말레이시아 다강넷이 발주한 국제지명경쟁입찰에서 프랑스 AXWAY사를 제치고 전자무역 중계시스템 수출 계약을 따냈다.
그동안 플랫폼 수출로 몽골, 탄자니아, 르완다 등 10개 국가에 약 622억원을 수출했다. 솔루션과 컨설팅 수출까지 포함하는 경우 30여개 국가, 약 650억원에 이른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