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외금융자산이 3000억달러를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외금융부채가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 하락으로 크게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한국이 해외에서 받아야하는 채권 규모는 2009년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8년 6월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6월 말 순대외금융자산은 3211억달러로 전 분기말 대비 446억달러 불어났다.
순대외금융자산은 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를 뺀 값으로, 국내 대외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그간 최고 기록이던 2016년 말(2779억달러)을 넘어섰다. 그 규모가 처음으로 3000억달러선을 돌파했다.
대외금융자산이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지만 대외금융부채가 줄었기 때문이다.
대외금융자산은 1조4947억달러로, 전분기에서 6억달러 감소했다. 직접투자 및 증권투자가 증가했지만 미 달러화에 대한 주요국 통화 가치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대외금융부채는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 및 국내 주가 하락으로 452억달러나 줄어든 1조1737억달러를 나타냈다.
순대외채권은 이번 분기 감소세로 전환했다. 전분기(2018년 3월 말)에서 59억달러 빠진 4549억달러로 집계됐다. 순대외채권은 2009년부터 상승, 지난해 12월 말 4500억달러까지 넘어섰다. 다만, 이번 분기 들어 2년 만에 그 규모가 처음으로 줄었다. 대외채권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대외채무 증가 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대외채권은 8955억달러로 전분기 말 대비 7억달러 늘어나는데 그쳤다. 단기 대외채권이 10억달러 감소한 반면에 장기 대외채권은 17억달러 늘었다.
부문별로 중앙은행은 준비자산을 중심으로 36억달러 증가했으나 보험사 등 기타 부문은 현금및예금을 중심으로 26억달러 감소했다.
대외채무는 전분기 말 대비 67억달러 증가한 4405억달러를 나타냈다. 2014년 4234억달러를 넘어서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한동안 하향세에 머물다가 지난 분기부터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단기외채와 장기외채가 각각 46억달러, 20억달러 증가했다.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1.3%로, 전분기 대비 0.9%포인트(P) 상승했다. 단기외채 비율은 대외지급능력을 보여준다. 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 비중도 0.6%P 상승한 28.4%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3분기(79.3%)에 비하면 아직까지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단기외채 비율은 경상수지, 외환보유액과 함께 국가 대외지급 능력을 측정하는 3대 지표다. 만기 1년 미만 회사채, 차입금 등 단기외채는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때 급격하게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