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의 인수합병(M&A)이 작년보다 크게 늘었다.
구조조정 등 사업재편 목적뿐 아니라 신산업 진출을 위한 M&A도 늘었다. 다만 대형 기업결합이 적어 M&A 금액은 감소했다.
2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상반기 공정위가 심사한 기업결합은 총 336건, 금액은 175조4000억원이다. 작년 동기(295건, 247조6000억원)보다 건수는 증가(41건)했지만 금액은 감소(72조2000억원)했다.
기업결합 금액 감소와 관련 공정위 관계자는 “작년 상반기에는 AT&T와 타임워너 건(97조2000억원),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건(19조4000억원) 등 대형 기업결합이 다수 있지만 올해는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국내 기업이 국내 또는 외국 기업을 인수)은 266건, 금액은 21조6000억원이다. 작년 대비 건수는 51건 늘고 금액은 21조6000억원 줄었다.
기업집단 내 사업 재편 성격인 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건수가 73.0%(63건→109건) 증가했고, 금액은 40.2%(25조6000억원→15조3000억원) 감소했다. 혁신성장 동력 확보, 신산업 진출 성격인 비계열사와 기업결합은 건수가 3.3%(152건→157건) 늘고, 금액은 60.4%(15조9000억원→6조3000억원) 줄었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은 사업 구조 개편, 사업 다각화를 위한 기업결합에 적극적 모습을 보였다. 대기업집단에 의한 기업결합 건수는 107건, 금액은 16조5000억원으로 작년 동기(45건, 15조3000억원) 대비 건수·금액이 모두 늘었다.
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건수가 216.7%(18건→57건), 금액은 198.0%(4조9000억원→14조6000억원) 증가했다. 비계열사와 기업결합은 건수가 85.2%(27건→50건) 늘었지만 금액은 82.7%(10조4000억원→1조8000억원) 줄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대기업집단은 기업결합을 통한 사업 다각화를 활발하게 진행했다”면서도 “세계경제 불확실성 증가 등 이유로 지난해 삼성-하만 건(9조3000억원)과 같은 대규모 M&A는 시도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제 무역분쟁 등으로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증가해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외국 기업의 기업결합은 다소 위축됐다. 외국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외국 기업이 국내 또는 외국 기업을 인수) 건수는 70건, 금액은 153조8000억원으로 작년 동기(80건, 206조1000억원) 대비 건수·금액 모두 줄었다.
공정위는 “국내 기업을 인수한 외국기업 국적은 EU(7건), 중국(5건), 일본(3건), 미국(2건) 순”이라며 “미국은 75%(8건→2건) 감소한 반면에 중국은 150%(2건→5건) 증가했다”고 밝혔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