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굴형(마이닝) 거래소'가 국내로 확산되고 있다. 거래소 후발주자가 암호화폐 채굴과 거래를 결합한 새로운 수익모델로 대형 거래소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체인파트너스가 '데이빗'을 채굴형 거래소로 선보일 예정이다. 내달 17일께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체인파트너스는 국내 최대 블록체인 엑셀러레이터다. 세계 최초로 이더리움 기반 결제 서비스 '코인덕'을 선보였다.
당초 업비트처럼 해외 대형 거래소와 제휴하는 방식을 구상했으나 최근 그 방향을 틀었다. 채굴형 거래소가 하나의 추세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체인파트너스 관계자는 “데이빗이 사업 모델을 채굴형 거래소로 변경하게 됐다”며 “9월 중순께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채굴형 거래소에서는 사용자가 암호화폐 거래 시 자동으로 거래소 토큰을 채굴하게 된다. 거래 시 발행되는 토큰을 거래소, 사용자 등이 나눠 갖게 된다. 사용자는 이를 거래 수수료로 대체할 수 있다. 일종의 거래 수수료 환급 서비스인 셈이다.
거래소는 수수료 수익이 아닌 자체 토큰 가치 상승을 수익모델로 삼는다. 암호화폐 거래가 많이 발생할수록 거래소 자체 토큰 거래량도 늘어나 가치가 상승하는 구조다. 거래소 수익 중 일부를 사용자에게 배당금으로도 지급해 확실한 유인책을 제공한다.
이미 해외에서는 에프코인을 필두로 코인베네, 비트지, BKEX, 바이텍스 등이 채굴형 거래 방식을 도입했다.
국내도 채굴형 거래소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거점을 둔 채굴형 거래소 ABCC는 이달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코인제스트와 보라빛(뱅코)도 문을 열었다. 코인제스트는 '코즈', 보라빛은 '뱅코인'으로 이용자를 모집하고 있다.
다만 채굴형 거래소에는 토큰 가치 담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거래소 거래량이 떨어지면 토큰 가치도 같이 하락한다. 이로써 배당금도 줄어 거래 유인이 떨어지면 토큰 가치가 더욱 낮아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채굴형 거래 방식에 토큰 보유자 권한을 강화한 형태의 거래소도 등장하고 있다. 중국 암호화폐 거래소 '비고고'는 기관투자자로 구성된 슈퍼노드 제도를 도입한다. 슈퍼노드에게는 토큰 발행량이 소진된 후에도 거래를 이어갈 유인책으로 코인 상장 결정 권한을 부여한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