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시선을 끌어라" 식음료업계 '이색 네이밍 마케팅' 열전

한 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이름이 있다. 잘 지어진 이름은 소비자들이 그 제품의 특징을 단번에 알 수 있고, 위트 있는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도 도움을 줘 최근 식음료업계에서는 '네이밍 마케팅'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시선 끌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브랜드의 콘셉트를 명확하게 드러내면서도 부르기 쉬운 네이밍은 신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가파른 판매상승 곡선을 그리며 높은 매출을 기록하기도 한다. 독특한 제품명으로 무장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제품들을 소개한다.

서울우유협동조합 헛개초코밀크
서울우유협동조합 헛개초코밀크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출시한 '헛개초코밀크'는 제품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업계 최초로 헛개를 첨가해 만든 숙취해소용 초코우유이다. 초코우유에 헛개와 더불어 흑당(원당), 코코넛 등을 첨가해 기존 초코우유보다 더욱 진한 풍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30세대를 겨냥한 숙취해소 음료답게 젊은층 사이에서 초코우유가 숙취해소에 인기가 많다는 사실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되었다. 초코우유에 헛개나무열매 추출물을 무려 2만5000mg, 타우린도 1000mg 첨가해 초코우유의 달콤함과 함께 숙취해소 효능을 가감없이 즐길 수 있다.

더불어 '헛개초코밀크'는 종이로 만들어져 가벼운 '카토캔'에 스트로우가 부착되어 있는 앙증맞은 사이즈로 패키지에는 '인생은 쓰지만 지금은 달콤하게~', '내 몸에 미안할 때'라는 귀여운 문구가 삽입되어 있어 젊은 세대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SPC삼립 삼각김빵.
SPC삼립 삼각김빵.

누구나 다 아는 편의점 부동의 1위 제품 '삼각김밥'의 빵 버전 SPC삼립의 '삼각김빵'은 삼각김밥을 닮은 모양으로 먹는 재미는 물론, 취식편의성까지 강화한 한끼 식사 빵이다. 빵 반죽에 토종효모(SPC-SNU 70-1)를 넣어 쫄깃하고 부드러우며, 김과 참깨를 넣은 특별한 빵 반죽으로 감칠맛과 고소함을 더했다. 이 제품은 불고기맛, 참치마요맛 등 두 가지 맛으로 밥 대신 빵을 더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출시되었다. '삼각김빵 불고기' 안에는 갈비 양념을 한 불고기를 가득 넣어 달콤 짭짤한 맛이 특징이며, '삼각김빵 참치마요'는 참치와 마요네즈를 버무린 내용물을 넣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크라운제과 내맘몰랑
크라운제과 내맘몰랑

하트모양 젤리에 사랑고백을 연상하게 하는 제품 이름으로 2030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도 있다. 크라운제과의 '내맘몰랑?!'은 사과와 파인애플 맛을 하나로 담아 낸 후르츠 칵테일 젤리로 하트모양 젤리의 절반은 빨간색(사과맛), 나머지 절반은 노란색(파인애플맛)으로 몰드 안에 두 개의 노즐을 한꺼번에 주입하는 공법으로 동시에 두 가지 맛을 담아냈다.

젤리 겉면에는 비타민C와 구연산이 든 새콤한 파우더를 솔솔 뿌려 과일 맛을 더 돋보이게 했다. 이 제품은 '사랑'을 부담스럽지 않고 귀엽게 표현한 '내맘몰랑?!' 이라는 제품명으로 보는 재미를 더했으며, 남녀 사이에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가벼운 선물로도 제격이다.

이 외에도 이마트24는 수박을 콘셉트로 한 샌드위치를 출시했다. 제품명은 '궁금할 수박에 없는 샌드위치'로 수박의 가벼운 단맛과 햄의 짭조름함, 에그의 담백함이 어우러진 제품이다. '수 밖'과 '수박'의 동음을 이용한 언어 유희적 표현을 상품명에 반영해 보는 재미까지 더했다.

세븐일레븐과 배달의 민족이 협업해 출시한 컵커피 제품명은 '주문하신 아메리카노(카페라떼) 나왔습니다'이다. 간단명료한 이름과 더불어 블랙&화이트 컵에 제품명이 크게 인쇄되어 있는 것이 전부인 패키지 디자인 또한 독특하다. 성의 없어 보일 수도 있는 제품명과 패키지이지만 배달의 민족 특유의 B급 정서와 유머코드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식음료업계에서 이색 네이밍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이유에 대해 '주목도'를 꼽으며, 같은 상품일 경우 특징 없는 이름의 제품보다 독특한 이름의 제품이 한번 더 눈길이 가는 건 당연하다”라며 “단순히 특이한 이름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우수한 품질을 기본바탕으로 네이밍을 통한 마케팅을 전개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