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자동차 등 주력 산업이 구조조정에 들어간 거제, 통영, 군산 등 지역의 실업률이 급상승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시·군별 주요 고용지표 집계 결과'를 보면 올해 상반기(4월 기준) 경남 거제시 실업률은 1년 전보다 4.1%포인트(P) 상승한 7.0%였다. 2013년 시·군 실업률 통계 작성 이래 시·군 지역 실업률이 7%대에 이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제처럼 조선업 영향을 크게 받는 통영시도 상반기 실업률을 6.2%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제조업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역 고용난을 타개할 뾰족한 대책은 보이지 않고 있어 우려된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거제시는 조선업 영향이 크게 나타났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협력업체 인원 감축에 따라 실업률이 상승했다”면서 “통영시도 성동조선해양 등 중견 조선업체가 휴업 상태여서 인원 감축이 있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국 시와 군 전체 고용률도 59.3%, 65.9%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1%P 및 1.0%P 하락했다.
시 지역 실업률은 3.5%로 전년 동기 대비 0.5%P 상승했다. 군 지역은 1.4%로 0.1%P 올랐다. 시 지역 실업자는 45만7000명으로 같은 기간 6만7000명(17.0%) 늘었고, 군 지역은 3만명으로 2000명(6.8%) 증가했다.
시·군 취업난은 청년층(15~29세)에서 두드러졌다.
상반기 시 지역 청년층 취업자는 171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만9000명(-1.1%) 감소했다. 군 지역은 17만1000명으로 1만3000명(-6.9%) 줄었다. 청년층 취업자 비중도 시 지역은 13.7%로 0.2%P, 군 지역은 8.2%로 0.5%P 각각 하락했다. 반면에 고령층(55세 이상) 취업자는 시·군에서 모두 증가, 청년층과 대비됐다.
시·군 일자리 문제가 심화된 원인으로 지역에 기반을 둔 제조업 불황이 꼽혔다. 공장의 수도권·해외 이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최근 수년 사이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이른바 '주력 산업'이 크게 흔들렸기 때문이다.
도별로 전북 지역은 군산시 실업률이 4.1%로 가장 높았다. 제너럴모터스(GM) 공장, 현대중공업 조선소가 가동을 중단한 영향이 컸다.
경북 지역에서는 구미시(5.2%) 실업률이 가장 높았다. 구미시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구미산단 중심으로 제조업이 활발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와 주요 공장이 수도권과 해외로 이전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조업 불황은 계속될 전망이어서 지역 고용난 심화는 불가피하다. 6월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0.6% 감소했고,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월 대비 0.5%P 떨어진 73.5%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이번 지표는 8개 특별·광역시를 제외한 전국 154개 시·군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충남 계룡시는 직업군인이 많아 비교·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