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연기관 차량 판매는 내리막으로 접어든 반면, 친환경차 시장은 지난해보다 25% 이상 성장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에는 BMW 화재 사태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올해 국내 친환경차 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1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BMW 화재 사태' 등 수입차를 중심의 대형 사건이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2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국내 친환경차 판매량은 6만351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8% 증가했다.
차종별로 살펴보면 전기차가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7월까지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0.7% 증가한 1만4608대를 기록했다. 쉐보레 '볼트(Bolt)가 1621대가 판매된 6월에는 3887대로 역대 최대 월간 판매량을 기록했다. 여름휴가 등으로 조업일수가 줄어든 7월에도 2955대가 판매됐다.
친환경차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4만8681대를 기록했다. 5월 이후 매월 7000대 이상 판매되면서 친환경차 성장을 주도 하고 있다.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 기아차 '니로' 등 하이브리드 차종이 다양해지면서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음에도 꾸준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올해 초 현대차 '넥쏘(NEXO)' 출시로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된 수소전기차(FCEV)는 올해 225대 판매됐다.
이처럼 올해 친환경차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지만, 내수 시장은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친환경차를 제외한 내연기관차량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한 99만2178대를 기록했다. 특히 6월에는 5% 이상 시장이 축소됐고, 개별소비세 인하가 반영된 7월에도 5% 성장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올해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고, BMW 화재 사태 등으로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인식이 안좋아지면서 친환경차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BMW 화재 사태의 경우 디젤차량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면서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으로 눈으로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SUV 시장이 커지면서 승용 디젤 차량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지만, BMW 화재 사태가 발발하면서 디젤 대신 친환경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면서 “특히 화재가 많이 발생하기 시작한 여름 들어 친환경차 판매량이 급증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BMW 화재 사태가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했다. 반면 친환경차 시장은 니로EV, 테슬라 모델X 등 신차들이 계속 출시되면서 판매고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 사상 처음으로 국내 친환경차 시장이 10만대를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 아이오닉 일렉트릭, 쉐보레 볼트가 전기차 대중화 시장을 열었다면, 올해에는 코나 일렉트릭, 니로EV가 장거리 전기차 대중화를 연다”면서 “올 연말까지 전기차 보조금 대상인 2만8000대 수요는 거의 다 찼고, 생산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역대 최대 판매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