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 '페이스북 워치'를 30일 출시했다. 유튜브에 이어 모바일 강자 페이스북까지 가세하면서 외국계 동영상 플랫폼 쏠림 현상이 우려된다.
페이스북은 유튜브, 넷플릭스와 경쟁하기 위해 만든 페이스북 워치를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에 출시했다. 지난해 8월 미국에서 첫선을 보인 후 1년 만이다. 미국에서는 경쟁력을 입증했다.
페이스북 워치는 TV방송이나 실시간 라이브 영상, 주문형비디오(VOD)를 제공한다. 페이스북 워치 동영상 광고는 매달 50만명이 넘는 이용자들이 1분 이상 시청한다. 올해 초 대비 14배 늘어났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중간광고 프로그램 애드브레이크로 콘텐츠 제작자에게 수익 55%를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단계별로 확대하고 있다.
페이스북 워치가 한국 시장에 상륙하며 국내 동영상 광고 시장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동영상 광고 시장은 외국 업체가 석권했다. 동영상 광고 수익은 유튜브(40.7%), 페이스북(32.4%) 몫이다 국내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앱) 월 간 활성사용자(MAU)는 2924만명에 이른다. 1년 동안 유튜브 이용 시간은 43% 증가한 반면에 카카오·네이버는 각각 14%, 7% 줄었다. 콘텐츠 점유율은 유튜브가 85%가 넘는다. 아프리카TV(3.3%), 네이버(2%)와 격차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대만처럼 콘텐츠 시장이 해외자본에 잠식돼 자생력을 잃을 수 있다”면서 “역차별 시대가 하루빨리 해소돼야 산업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튜브가 잘한 이유도 있겠지만 역차별 탓에 국내 기업 성장이 제한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실명제와 저작권법 삼진아웃제는 국내 사업자에만 적용됐다. 국내 동영상 업체는 규제 준수를 위해 비용과 인력을 투자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는 망 사용료 지급에 따른 역차별 문제가 제기됐다. 네이버는 2016년 망 사용료로만 734억원을 사용했다. 카카오 아프리카도 150억~300억원을 망 사용료로 내고 있다. 동영상 트래픽이 늘수록 망 사용료가 증가하는 구조다.
반면에 유튜브는 공짜에 가까운 망 사용료를 발판으로 하여 급속도 확장했다. 페이스북은 KT와 망 사용료를 협상하고 있지만 지지부진세를 보이고 있다. 이 덕분에 부담 없이 초고화질(UHD) 영상을 제공할 수 있다. 고화질은 이용자 유입으로 이어진다. UHD 영상은 고화질(HD) 영상보다 4배 이상 트래픽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질 경쟁에서 외국 기업은 국내 기업을 멀찌감치 앞서나가고 있다.
15초 동영상 광고도 국내 사업자 발목을 잡고 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택한 방송사 드라마·예능 하이라이트에는 15초짜리 광고가 들어간다. 유튜브 광고와 달리 무조건 끝까지 봐야 하기 때문에 이용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계약에 따라 광고가 붙어서 오는 영상”이라면서 “우리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스마트미디어랩(SMR)이 독점 계약을 맺고 영상을 제공한다. SMR가 55%, 방송사가 35%, 포털이 10%를 각각 가져간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현재 상황을 동영상 서비스 확대로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동영상 라이브 플랫폼 브이라이브 기반으로 영상 콘텐츠를 확보한다. 6000억원을 투자해 동영상 역량을 강화한다. 카카오는 투자와 픽코마TV를 통해 동영상 사업 영향력을 높여 나간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