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20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보호무역주의와 스마트폰 판매 부진 탓이다. 이로써 전 산업 BSI도 지난해 2월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8월 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제조업 업황 BSI가 73으로 1포인트(P) 떨어졌다. 2016년 12월(72) 이후 20개월만에 최저다. 2개월 연속 하락세다.
BSI는 기업이 경기를 어떻게 보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가 4P 하락했다. 실제로 2분기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축소됐다.
1차 금속도 전방 산업에서의 수요 부진과 미국·유럽연합(EU)수입 규제 조치로 5P 하락했다.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유럽연합(EU) 세이프가드 등 보호무역 확대가 수출에 타격을 입혔다.
그 가운데 대기업 BSI(80)는 전월 대비 3P 상승했다. 중소기업BSI(66)은 6P 떨어졌다. 제조 수출기업(80)과 내수기업(69) 각각 1P, 2P의 하락폭을 보였다.
제조업체는 가장 큰 경영 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을 꼽았다. 이어 인력난·인건비상승, 불확실한 경제상황 순이었다. 다만 9월 제조업 업황전망BSI는 화학제품,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지난달 전망 대비 4P나 올랐다. 해외 경쟁사 설비 가동률 저하 및 개별소비세 인하, 신차 효과로 인한 영향이다.
비제조업 업황 BSI도 76에서 74로 2P 떨어졌다. 도소매,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이 4P, 7P씩 떨어졌다. 소비심리 부진 및 경쟁 심화와 사회간접자본(SOC) 등 건설투자 감소에 따른 결과다. 반면 운수창고업은 휴가철 여행 수요 증가로 6P 상승했다.
9월 비제조업 업황전망BSI(77)는 건설업(10P), 도소매업(6P), 운수창고업(10P)을 중심으로 지난달 전망보다 3P 상승할 전망이다.
8월 전체 산업 업황 BSI는 전월 대비 1P 하락한 74를 나타냈다. 18개월만에 지난해 2월(74)과 동일한 수준이다.
올해 5~6월 '80선'까지 회복했던 BSI는 7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최악의 고용난과 최저임금 상승, 내수부진에 미·중 무역분쟁 여파까지 겹친 탓이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쳐 산출한 경제 심리지수(ESI)는 1.2P 오른 94.3로 집계됐다. 반면, 계절적 요인 및 불규칙 변동을 제거해 산출한 ESI 순환변동치도 0.6P 떨어진 94.9를 나타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