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한은, 기준금리 1.50% 동결...7월 '고용쇼크', 부진한 물가상승률 여파

기준금리가 9개월째 1.50%에 멈췄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은 31일 8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금리를 1.50%로 동결시켰다.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동결 결정을 내린 후 이번이 여섯번째 결정이다.

7월 사상 최악의 고용난이 발생한 데다 각종 경제 심리 지표가 악화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은 5000명에 그쳤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 수는 12만7000명이 감소하며 사상 최악의 고용지표를 나타냈다. 이로써 올해 취업인원이 연간 10만명도 안 될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쏟아졌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경기실사지수도 연일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7개월,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는 1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시장에서 향후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전망한다는 의미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가 가시화되면 3분기 성장세가 더 둔화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물가상승률도 당초 목표치에 미치지 못했다. 한은은 2016년 이후 물가안정목표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 2%로 잡고 있다. 하반기 물가 급등에도 연평균 물가 수준은 한은 전망치인 1.6%를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5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 5월 기준 예금은행 신규 취급액 중 변동금리 비중은 68.8%에 달했다. 기준금리 상승 시 가계 신용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당장 금리를 올리기엔 명분이 마땅치 않은 셈이다.

대외적인 경제 상황도 발목을 잡았다. 터키 리라화 폭락으로 인한 금융 불안이 신흥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과 미국 간 무역분쟁 여파가 3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다만, 이번 동결로 한·미 금리 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은 9월 연방공개회의(FOMC)에서 금리를 올린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의 2월 금리동결 결정으로 한·미 금리 역전은 불가피했다. 이후 미국이 두 차례 금리를 올리면서 한·미 금리간 간격이 벌어졌다.

내달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0.75%(P)까지 벌어진다. 이로 인한 자본 유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게 된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