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노동조합과 합의를 거쳐 희망퇴직을 받는다. 일부 장기근속자가 대상이다. 퇴사자 수와 동일한 수준의 신규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조직 슬림화보다는 젊은 일자리를 늘려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 노사는 이날 오전 '2018년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체결했다. 임단협 주요 내용은 약 5%대 임금 인상과 근속연수 15년차 이상 공장직원 등을 대상으로 조기퇴직프로그램(ERP) 실시 등이다.
오비맥주는 9월 3일부터 10일까지 일주일간 희망자 접수를 받은 뒤 심사를 통해 대상자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대상자에겐 퇴직금 외 통상임금 34개월치를 추가 지급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퇴직자 수에 대한 목표 인원은 없지만 내부 인력 근속연수를 고려할 때 30여명이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ERP는 근속연수 만 15년이 넘은 이천공장 노조원과 비조합원이 대상이다. 현재 임단협이 마무리되지 않은 청주공장과 영업직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회사 측은 희망퇴직으로 생기는 결원은 곧바로 신규 채용을 통해 충원할 예정으로 전체 직원수는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때문에 오비맥주는 인력 선순환을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ERP를 시행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퇴사가 임박한 직원에게는 그동안의 노고를 인정해 퇴직금 외 34개월치 임금을 추가로 지급함으로서 노후를 대비할 수 있게 배려하는 것과 동시에 취업난에 빠져있는 청년 일자리를 확대한다는 목적이다.
노조 측도 워라밸 트렌드에 따른 음주자 감소, 수입맥주 인기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미래 시장에 대비하고 청년에게 일자리를 공유하기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ERP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희망퇴직에서 차·부장급, 물류·생산 등 만 45세 이하 비노조원 대상 등으로 진행했던 것과 달리 15년차 이상 공장직원에 국한 한다는 조건이 이를 뒷받침한다. 2016년 희망퇴직에서는 10년차 이상, 15년차 이상 직원으로 차등 적용했다. 다만 과거와 달리 34개월치 급여 외 2개월 촉탁근무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는 이른 시일 내에 희망퇴직을 마무리 짓고 연내 신규 인력 충원을 완료하기 위한 회사측의 의지가 담긴 대목으로 풀이된다.
한편, 노사 합의하에 진행되는 오비맥주의 희망퇴직은 사내에서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4월 희망퇴직 접수에는 예상 인원의 100명의 두배에 달하는 200여명이 신청해 약 절반 수준인 118명만 받아들여졌다. 이후 반려된 인원들의 불만이 제기되자 같은해 11월 추가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해 약 20명이 퇴사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올해 들어서만 70~80명의 청년들을 신규 채용한 데 이어 이번 ERP를 통해 생긴 결원 역시 곧바로 청년 신규채용 형태로 충원할 계획”이라며 “젊은 일자리를 늘려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