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어린이 통학버스 갇힘 사고 예방을 위해 유치원과 초등·특수학교 모든 통학버스 1만5000여대에 안전 확인 장치를 설치한다고 2일 밝혔다. 예산 46억원을 투입해 대당 30만원을 지원하고, 체험형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통학버스 안전 확인 장치는 통학버스에 탑승한 모든 어린이의 하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기다. 잠자는 아이 확인 장치, 동작 감지 센서, 안전 벨 등 다양한 기술로 구현된다. 교육부는 특정 기기나 기술을 지정하지 않고 하차 확인 가능한 장치의 설치 비용을 지원한다.
학원 버스에는 교육부가 학원총연합회 및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자율로 설치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3~5세 유아가 탑승하는 통학버스에는 올 하반기 내 우선 도입하도록 권고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학생이 통학버스에 갇힐 경우 스스로 안전띠를 풀고 경적을 울리거나 안전 벨을 누르는 방법 등을 체험하는 '찾아가는 안전체험교육'을 실시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1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어린이집 통학 차량에 적용하는 각종 아이 확인 장치와 관련 기업을 한자리에 모은 '어린이집 통학차량 내 아이 확인 장치 설명회'를 개최했다.
지방자치단체나 어린이집, 보육기관이 이런 장치를 적용해 통학 차량 내 아이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지난달 어린이집 통학 차량 안전사고 관련 근절 대책을 마련했다. 연말까지 어린이집이 차량 내 기계·디지털 기술 기반 안전 확인 시스템을 갖추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할 방침이다.
이날 행사에는 70여 기업이 참여했다. 근거리 무선 센서인 '비콘'이나 비접촉근거리통신(NFC), 무선전자태그(RFID) 등을 활용한 다양한 안전장치가 소개됐다.
특히 주목받은 것은 KAIST의 '아데오나 시스템'이다. KAIST가 대아티아이, 이모션, 구보엔지니어링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개발한 제품이다.
어린이집 통학 차량 안에 아이가 남겨지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차량 안전사고를 막는 종합 안전 솔루션이다. 차량에 아이가 있는지 여부를 NFC 센서를 활용해 파악하고, 승하차 시 차량 장치에 센서를 태그해서 인원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또 안전벨트 잠김 여부를 감지하는 센서로 차량 급제동 시 낙상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관리 시스템-애플리케이션(앱) 연동으로 긴급 전화를 제외한 모든 스마트폰 이용을 막는 기능도 담았다. 학부모가 차량 운행 및 아이 관리 상황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차량 내 CCTV 영상, GPS 정보를 앱으로 전달한다.
장기태 KAIST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 교수는 “아데오나 시스템은 어린이집 통학 차량의 모든 위험 요소에 대응할 수 있다”면서 “관리에 개인 정보가 담기는 만큼 블록체인 기술을 가미하는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의 '어린이 안심 등하원 서비스'도 눈길을 끌었다. 비콘 센서를 통학 차량과 유치원 입구에 설치해 아이가 차량에 승·하차를 했는지, 어린이집에 등원했는지 여부를 자동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 서비스 역시 앱으로 학부모에게 현황을 알려준다. 저전력 장거리 통신 기술인 로라(LoRa) 기반 위치 트래커를 활용, 차량 위치도 전한다.
디바이스넷의 임펄스레이더센서(IRS) 기반 장치도 관심을 끌었다. 이 장치는 차량 내 마이크로웨이브 파장을 내보낸 뒤 돌아오는 반향을 분석한다. 대상 움직임과 호흡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감지한다.
이날 설명회는 정부 정책에 따라 잠자는 아이 확인 및 안전장치를 활용하려는 지자체, 어린이집 관계자 2000여명이 참여했다.
김정화 한국숲유치원협회 회장은 “통학 차량을 이용하는 아이의 안전을 확보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확고해서 관련 장치 및 제품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면서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 보육 현장에서도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