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내달 중국 광저우 8.5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 장비 반입을 시작한다. 건물 공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일찌감치 주문해놓은 장비 입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한국 정부와 중국 정부 승인이 지연되면서 생산 일정이 3개월가량 늦춰졌지만 큰 차질 없이 준비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에서 10월 중 장비 반입을 시작할 계획이다. 광저우 공장 가동 목표 시기는 당초 2019년 상반기였으나 양국 정부 승인 문제가 불거지면서 3개월가량 지연돼 내년 하반기로 다소 늦춰졌다.
LG디스플레이는 현지 정부 심사가 예상보다 늦어졌지만 건물공사 속도를 늦추지 않고 최대한 초기 가동 목표시기를 맞추는 데 주력했다. 지난 7월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심사가 최종 승인으로 결론나자 가동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작업에 속도를 냈다. 낮은 물론 밤까지 작업하며 건물 조성 마무리를 서두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건물 조성이 거의 막바지 단계여서 10월경 광저우 공장 장비 반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 중 대형 OLED 사업에서 사상 첫 흑자 달성을 예상하고 있다. 2013년 첫 양산을 시작한지 5년 만에 거두는 결실이다. 연간 수천억원대 손실을 내면서도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한 끈기가 올 하반기부터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LG디스플레이가 내년 하반기부터 광저우 공장 양산을 시작하면 대형 OLED 생산량은 약 두 배가 된다. 현재 파주 E3와 E4 공장 생산능력은 월 7만장, 광저우 공장은 초기 월 6만장 규모다. 추후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 라인을 늘리면 최대 9만장까지 확보할 수 있다. 내년 하반기 모두 월 13만장 규모로 시작해 16만장까지 늘어나는 셈이다.
주요 캐시카우인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이 예상보다 깊고 긴 침체기를 겪으면서 대형 OLED 사업 확대 속도가 빨라졌다. 지난 7월부터 가격이 소폭 반등했지만 강도가 세지 않고 상승 기간도 길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계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광저우 공장이 검증된 최신 생산기술과 최적의 생산 환경을 갖춘 만큼 대형 OLED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데 속도를 낼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LCD 공장은 국내보다 저렴한 인건비, 현지 시장 접근성 등으로 제품 생산성이 상당히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곳”이라며 “광저우 OLED 공장도 생산성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고 정식 가동을 시작하면 1~2년 내 흑자 운영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공장 완공에 속도를 내면서 동시에 7·8세대 LCD 생산라인을 OLED로 전환하는 방안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 아직 광저우 공장 가동까지 약 1년이 남았고 파주 P10 공장에 10.5세대 OLED 투자도 결정한 만큼 구체 전환 시기나 규모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동시다발로 수조원대 투자를 모두 서두를 수 없기에 일정을 신중하게 조율할 수밖에 없다.
디스플레이 전문가들은 LG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생산능력 확대와 신기술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형 OLED 패널 시장에서 경쟁사 없이 수요에 대응하면서 OLED TV 시장을 확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차세대 대형 패널 기술을 준비하는 삼성디스플레이, BOE, 차이나스타와 격차를 벌이려면 기존 OLED 생산성과 성능을 크게 개선하거나 새로운 기술 시장을 선점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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