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영업사원에게 대리수술을 시키고 환자가 뇌사상태에 빠지게 한 전문의와 간호사 등이 검거됐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의료인이 아닌 사람에게 수술을 맡겨 환자를 뇌사 상태에 빠트린 혐의로 정형외과 원장 46살 이 모 씨와 의료기기 영업사원 36살 박 모 씨를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
원장 이 씨는 지난 5월 10일 오후 5시 40분쯤 부산 영도구에 있는 정형외과에서 어깨뼈에 이상이 있는 환자를 영업사원 박 씨 집도로 수술하게 한 뒤 내버려둬 뇌사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박 씨는 모두 9차례에 걸쳐 해당 수술실에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지만, 이번 건을 제외하고는 대리 수술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환자 수술동의서와 의료기록을 조작한 혐의 등으로 병원 관계자 5명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넘겼다.
한편, 보건당국은 대리수술에 대한 엄벌을 천명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의료법 개정을 통해 대리수술을 비도덕적 의료행위에 포함시키고 자격정지 기간을 1개월에서 12개월로 강화했다.
그럼에도 이번 사례에서 보듯 일선 의료기관에서는 대리수술 관행이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반드시 근절돼야 할 관행이지만 안일하게 생각하는 의료진이 상당수”라며 “대리수술의 비도덕성을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