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디스플레이 새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국내외 패널사가 신기술로 승부수를 띄운다.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채택하는 제조사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고 미니LED와 새로운 공정 기술을 접목한 OLED로 공략하는 시도도 등장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만 이노룩스는 새로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로 능동형(AM) 미니LED를 소개하면서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일본 JOLED는 잉크젯 프린팅 기반 OLED를 적용할 분야 중 하나로 자동차 시장을 목표로 잡았다. 최근 JOLED는 파나소닉, 스크린과 협력해 대형 잉크젯 프린팅용 장비 제조·판매·서비스를 함께 제공키로 합의했다.
자동차 제조사는 최근 LCD에 이어 OLED를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로 낙점했다. 입체감 있는 곡선을 자유자재로 구현할 수 있어 차량 내부 디자인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운전석 계기판과 중앙정보디스플레이(CID)에 디자인 심미성을 가미하면서 차량 관련 정보와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더 보기 쉽고 편리하게 제공할 수 있어 관심이 높아졌다.
현재 자동차용 OLED 시장에서 가장 많은 고객사를 확보한 패널사는 LG디스플레이다. 2019년 양산을 목표로 유럽, 일본 등 여러 세계 자동차 제조사와 협력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지난해부터 자동차 제조사와 협력해 2019년 양산을 목표로 시장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자동차용 LCD 디스플레이 시장 1위는 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JDI는 17.9%로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는 대만 AUO(12.1%)가 차지했고 3위와 4위는 샤프와 LG디스플레이가 각각 11.9% 점유율을 기록했다. 대만 이노룩스도 11.7%로 큰 격차 없이 경쟁하고 있다.
일본과 대만이 상대적으로 OLED 연구개발에 뒤처지면서 한국이 스마트폰에 이어 자동차 시장에서도 OLED로 미래 시장을 선점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만은 기존 강점을 가진 LCD와 LED 시장 생태계를 바탕으로 미니LED에 우선 집중하는 전략을 짰다.
이노룩스는 능동형 미니LED가 자동차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강점이 있을 것으로 평가받는다. 일반 LCD에 LED 칩을 더 많이 배치한 구조와 달리 미니LED 하나하나를 RGB 픽셀로 사용하므로 드라이버IC 개수를 감소시키는 등 생산 효율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기존 LCD 한계인 유연한 디자인 문제도 미니LED로 해결할 수 있다. OLED보다 재료 안정성이 높아 자동차 시장에서 OLED보다 미니LED가 더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 JOLED는 플렉시블 OLED 생산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잉크젯 프린팅 기반 OLED로 자동차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JDI와 협력해 자동차용 OLED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JOLED가 아직 정식 양산 설비를 갖추지 않은 만큼 실제 양산은 2021년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패널 제조사는 플렉시블 OLED로 자동차 시장에서 새로운 바람몰이를 준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이미 벤츠, BMW 등 다수 고객사를 확보했고 소량 양산 공급도 했다. 자동차용 LCD 시장 경험이 없는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로 새롭게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깨지지 않는 OLED를 장착한 핸들용 디스플레이, 사용자가 9인치에서 14인치까지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롤러블 CID 등 새로운 기능을 접목하는 시도를 했다.
IHS마킷은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2022년 200억달러(약 22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표. 2017년 패널 제조사별 자동차용 TFT-LCD 점유율 (자료=IHS마킷)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