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공격'으로 곤욕을 치른 비트코인골드(BTG)가 비트렉스와 업비트에서 연이어 상장폐지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는 비트코인골드 마켓 거래 지원을 15일 중단한다.비트렉스에서 비트코인골드를 상장 폐지한 데 따른 수순이다. 비트코인캐시(BTC), 이더리움(ETH) 및 미국 달러로의 교환이 불가능해진다.
업비트 관계자는 “연동 거래소인 비트렉스에서 비트코인골드를 상장 폐지한 데 따라 관련 서비스를 중단했다”며 “다만 비트코인골드를 환전할 수 있도록 원화 마켓은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트코인골드는 코인마켓캡 시총 29위에 달한다. 비트코인 하드포크(전면 업데이트)에서 두 번째로 갈라져 나온 암호화폐다. 비트코인캐시가 2017년 5월 '뉴욕합의'에서 비트코인에서 분리된 후 그해 11월 홍콩 채굴업체 ASIC 주도로 '2차 하드포크'에서 비트코인골드가 탄생했다.
일반 GPU로도 채굴 가능할 정도로 난이도가 낮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하지만 지난 5월 '51% 공격'으로 200억원 해킹 피해가 발생했다. 해커 지갑 주소로 비트코인골드 38만8200개가 전송된 것이다.
51% 공격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특정 집단이나 개인이 전체 절반이 넘는 컴퓨팅 연산자원(해싱파워)을 확보, 원장 기록을 위·변조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블록체인에서 절반 이상(51%) 노드(참여자) 동의가 있을 경우 정보 변경이 가능하다는 점을 노린다.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초기부터 제기된 공격 방식이다. 지난 5월 비트코인골드, 라이트코인캐시, 모나코코인 등에서 발생했다. 이더리움클래식 등 후발 암호화폐를 대상으로 한 실증 연구도 진행됐다.
다만 51% 공격에 대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비트렉스는 상장 폐지 이유로 “비트코인골드 재단 측에 책임을 묻고 암호화폐를 보상할 것을 요구했지만 비트코인골드 재단 측에서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비트코인골드 재단에서는 “이중지불 공격을 당한 비트렉스 보안 문제임에도 유동성 해결을 위해 비트렉스에게 단기 융자를 제안했지만 지불을 요구당했다”며 반박에 나선 상태다.
업계는 51% 공격은 거래소보다 암호화폐 알고리즘상 한계라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해킹 방식은 블록 검증에서 일어난 것”이라며 “채굴자가 적은 후발 암호화폐일수록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