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5년 동안 2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KT그룹은 2023년까지 인공지능(AI)·가상현실(VR)·클라우드와 같은 융합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3조9000억원, 네트워크 분야에 9조6000억원, 정보기술(IT) 고도화와 그룹사 성장에 9조5000억원 등 총 23조원을 투자해 일자리 14만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언급했다. 5세대 장비 구축과 공급에 중소기업을 우선 참여시켜서 2조원대 시장을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다.
KT에 앞서 주요 그룹들은 앞 다퉈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GS그룹은 앞으로 5년 동안 20조원을 투자하고 일자리 2만1000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삼성은 그룹사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인 180조원을 3년 동안 투자하겠다고 언급했다. SK그룹은 3년 동안 80조원, 현대차그룹은 23조원, 신세계그룹은 9조원 등 약속한 듯이 투자 계획을 속속 내놨다. 일각에서 정권 비위 맞추기라는 비판이 있지만 이윤 창출이 목적인 기업이 불필요한 투자를 단행할 리는 만무하다. 과감한 투자는 신사업 등 미래 경영을 위한 선제 조치로 보인다. 굳이 다른 이유를 든다면 최근 고용 절벽과 경기 침체 우려를 감안했을 것이다.
이제는 정부가 화답해야 한다. 대내외 어려운 경영 여건에도 투자에 나선 배경을 곱씹어 봐야 한다. 자체 사업 목적 이외에 추락하는 경제 상황을 개선시켜 보겠다는 의지이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기업의 기를 살려 주는 것이다.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서 역동하는 사업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가뜩이나 정부의 반기업 정서로 시장은 얼어붙었고, 기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까지 국내에서는 사업하기가 어렵다는 하소연이 부쩍 늘었다. 기업 경영 본질을 제외한 나머지 문제로 골머리를 앓게 해서는 안 된다.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완화하고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도록 두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그룹 투자를 경제 살리기를 위한 마중물로 활용해야 한다. 결국 기업이 뛰어야 경제가 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