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인공지능(AI) 상용화로 인간 20%만 의미 있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한 국제기구 회의석상에서 미래 시대에 대한 일자리 위기감을 표현한 말이다. 세계 최초로 반자율주행차를 선보인 테슬라 대표의 주장이지만, AI기반 자율주행차 등장은 엄청난 사회적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자율주행차는 사람처럼 졸음운전이나 음주운전을 하지 않고, 스마트폰이나 바깥 경치에 한눈을 팔지도 않는다. 교통사고 90%를 차지하는 운전자 과실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동차 수리, 교통 위반과 안전거리 확보로 도로교통 효율성도 높아진다. 운전자는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에 휴식이나 생산적인 활동도 할 수 있다. 한 대 차량으로 여러 명이 필요할 때 차를 나눠 쓸 수도 있다.
결국 AI기반 자율주행차가 사람보다 보다 많은 일을 안정적으로 대신하는 시대가 열린다. 차량수가 줄고, 부품 연관 산업뿐 아니라 차량 사고 관련 분야 일자리가 줄 수밖에 없다. 반대로 자율주행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정보통신기술(ICT)나 무인화에 따른 다양한 콘텐츠 등 시장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구글 무인 자율주행차 창안자 브레드 템플턴은 “미래 차는 더 이상 제품을 파는 시대가 아닌 승차감을 파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자율주행차가 운전을 위한 도구에서 엔터테인먼트를 소비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구글은 자율주행차 상용화뿐 아니라, 다양한 연관 콘텐츠 생산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아마존은 연간 2600억원을 투입, 인공지능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차량 공유시스템에 무인 자율주행차 서비스의 결합을 시도하고 있는 우버 역시 경쟁에 뛰어들면서 미래차 산업 구도의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강국으로 자리 잡았지만, 미래차 개발에 한발 뒤진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나 삼성 등이 미래차 산업에 뛰어들면서 일감을 늘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미래차 시대를 대비한 신산업 주도나 일자리 창출은 미진하다. 미래차 시장에 대한 대비책으로 전통 자동차 부품에서만 찾으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와 기업, 대학 간 전략적 협업을 통해 기술 개발, 인재 양성 등 미래차 신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최웅철 국민대 교수는 “글로벌 IT기업 주도로 성장해온 자율주행차 기술은 매우 빠르게 성장하는 전자 정보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자율주행차에 대한 시장 상용화를 서두르기 보다는 안정적인 기술 검증을 통한 소비자 관점의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히려 IT 분야에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는 만큼 교육 패러다임부터 바꾼다면 새로운 시장 창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에도 기존 협력사 외 새로운 협력사도 더 생겨나 결국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바뀔 수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 노력과 성장하는 친환경차나 공유경제 등에서 새로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