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출점 반토막난 편의점...'내실 다지기' 집중

신규 출점 반토막난 편의점...'내실 다지기' 집중

과당 경쟁, 최저임금 인상 직격탄 등 여파로 편의점 신규 출점이 둔화됐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폐점이 늘어나고 신규 점포 오픈이 줄고 있는 것이다. 편의점 가맹 본사는 외형 확장보다 점주 수익 향상을 최우선으로 내세운 본격 '내실 다지기'에 돌입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미니스톱 등 국내 5대 편의점 8월 말 기준 점포수는 4만1398개다. 6월말 4만933개, 7월말 4만1173개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편의점 점포수는 지난 수년간 매년 10% 이상 증가해왔지만 증가세가 대폭 꺾인 것이다. 6개월 전인 2월 말(3만9890개)과 비교하면 1508개 느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기간 출점 점포수 2985개와 비교하면 절반가량(49.5%) 줄어든 수치다.

CU 점포수는 올해 1만3004개로 501개 순증하는 데 그쳤다. 전년(1228개)보다 59% 줄어든 수치다. GS25는 1만2913개로 같은 기간 484개 순증했다. 작년(1337개)보다 절반 이상 감소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점포수는 9533개로 302개 순증하는 데 그쳤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대표 업종으로 분류되는 편의점 업계에서 점포수 증가세가 꺾이자 가맹본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가맹점이 납부하는 수수료와 자체개발상품(PB) 등 상품 판매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구조인 편의점 업계가 가맹점이 감소하면 본사 수익 감소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는 점주 수익성 확보를 최우선 경영과제로 내걸었다. 점주 매출과 수익성이 향상되면 내실을 다지는 것과 동시에 본사 수익도 늘어날 수 있다.

이를 위해 CU는 올해부터 예상 매출, 점주 수익 등 기준을 15% 이상 높여 기준에 미달하는 매장은 개설하지 않기로 했다. 인건비 상승 등 점포 제반 비용이 늘어난 만큼 가맹점 개설 시 가맹점주가 가져가는 실질 수익에 초점을 맞춰 눈높이를 높인 출점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기존 개발팀에서만 검토했던 개점 전 모니터링도 개발담당, 개발팀장, 영업팀장, 영업부장 4단계로 늘렸다. 개점 점포 매출이 부진하면 상품·마케팅 등 분야별 전문가, 점포담당자와 함께 매출 개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GS25는 업계 최초로 점포별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개발해 가맹점 수익 개선 컨설팅에 활용하고 있다. 점포 분석 시스템은 가맹점을 담당하고 있는 본부 직원이 각 점포가 판매하고 있는 상품 카테고리와 단품 단위까지 분석된 자료를 통해 현재 점포 강점과 약점을 한 눈에 확인하고 매출 향상을 위한 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와함께 GS25는 지난해부터 다른 회사를 포함한 모든 편의점 근처에 근접 출점을 자제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작은 평수 소규모 점포 출점을 지양하고 점포당 예상 매출 기준을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인건비 부담을 낮추고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무인결제시스템 도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미니스톱은 25평 이상 대형매장만 열고, 점포개발직원 성과 평가 시 매장 개점수보다는 점포 매출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심재준 BGF리테일 개발기획팀장은 “편의점 사업은 매출 총수익을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배분하는 모델로 가맹점 수익이 높아야 가맹본부 수익도 높아지는 구조”라면서 “개점이 감소하더라도 기존 상권 보호와 신규 가맹점 수익성을 종합 고려해 내실있는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