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남북정상회담 관전포인트는 '北 추가 비핵화·종전선언·산업시찰'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반도 비핵화 시계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 평양 회담 성공 여부에 따라 이달 말 뉴욕 유엔총회 계기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이어 2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순항과 표류 여부가 갈린다. 시계추가 '종전선언'을 향해 나아갈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문재인 대통령은 5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논의했다.<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5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논의했다.<사진:청와대>

◇북한, 추가 비핵화 조치 내놓을까

평양 남북정상회담 최대 관심은 북한의 추가 비핵화 실천 조치다. 앞서 청와대는 △판문점선언 이행 성과 점검 및 향후 추진방향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 및 공동번영을 위한 문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방안 협의 등이 주요 의제라고 밝혔다. 세 가지 의제 중에서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방안 협의'에 주목하고 있다.

그간 북한은 4·27 판문점선언, 6·12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후속 조치로 비핵화에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실천했음을 주장했다. 실질적인 조치에도 미국이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는데 섭섭함을 가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이행조치에 대한 북한과 미국의 온도차를 줄이면서 동시에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적극적 조치를 견인해야 한다. 정상회담 테이블에서 북한의 비핵화 실천 의지를 얼만큼 이끌어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미국이 요구하는 구체적인 핵무기 리스트 공개 여부가 관건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스케줄과 의지를 기반으로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동시에 국제사회를 향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야 한다.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곧 한반도 비핵화 운명을 결정짓는 바로미터가 된다.

앞서 대북특사단 방북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 북미 간 70년 적대 역사를 끝내고'를 언급했다. 이 같은 발언을 비춰보면 이번 회담에서 속도감 있는 비핵화 협상 카드를 추가로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구체적인 협상 결과는 '9·20 평양선언문(가칭)'에 담길 예정이다. 4.27 판문점 선언보다 얼만나 진일보한 내용을 담을 수 있을지에 따라 회담 성패가 갈린다.

◇종전선언 초안 작성 이뤄질까

북한의 추가 비핵화 실천 조치가 평양 정상회담에서 논의되면, 이것과 종전선언을 맞바꾸는 거래가 이후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이뤄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회담에서 남북 정상이 종전선언문 초안도 조율할 것으로 전망한다. 종전선언에 대한 정의와 의의 등을 논의해 유엔 총회 계기 열릴 한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제안하는 그림이다. 남북 모두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고 주장해 온 만큼, 이에 대한 내용을 기반으로 짤막하게 구성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종전선언을 내밀려면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가 전제돼야 한다. 때문에 종전선언문 자체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추가적인 조치가 명시될 가능성도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2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전체회의 좌담에서 “한반도 문제의 당사국은 북한, 한국, 미국”이라며 “(중국은) 그들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과정을 진행하는 데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미국에 남·북·미·중 4자 간 종전선언을 제안했던 중국이 남·북·미 3국 해결을 거론한 것은 북미 간 정체된 협상에 돌파구를 열어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의 입장 전환으로 연내 종전선언 줄다리기 협상은 한걸음 가까워졌다.

◇어디로 산업시찰 동행할까

2박 3일간 방북 일정에는 남북정상회담 뿐 아니라 다양한 일정이 포함된다. 환영행사를 비롯해 북한의 공연 관람 뿐 아니라 산업현장 시찰도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어떤 현장에 동행 시찰할지가 관심사다. 북한 측은 가장 내세우고 싶어 하는 현장으로 문 대통령을 초청할 가능성이 높다. 4대 그룹 등 우리 측 경제인이 방북단에 포함된 만큼 산업현장은 필수적으로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계획 중인 단천 지역의 자원개발산업단지를 시찰할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이 곳은 향후 남북 통일이 이뤄질 경우 구축할 예정인 동해안 에너지자원벨트의 중요한 거점지역이 될 수 있다. 남북이 실제적인 사업추진 내용을 논의하긴 어렵지만, 관련사업의 청사진을 그리는 수준에서 현지 지리와 인프라 상황 등을 살펴보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김 위원장이 산업시찰에 나섰던 곳도 관심 대상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평안남도 평성시 '3월 16일 자동차공장'을 찾아 현대화, 세계화를 주문했다. 2007년 정상회담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은 남포 평화자동차공장을 찾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과거 평양에서 열린 정상회담 틀에서 벗어나 북한의 발전된, 성장한 모습을 영상으로 많이 보여주고자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남북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데 포인트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표>평양 남북정상회담 관전 포인트

[이슈분석]남북정상회담 관전포인트는 '北 추가 비핵화·종전선언·산업시찰'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