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남북정상회담 방북단에 주요 그룹 총수와 경제부처 관계자가 포함되면서 남북경협 논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유효한 상황이라 주요 의제로 다루는 데는 한계가 있다. 남북경협의 청사진을 그리는 단계에서 다양한 협의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관련 논의가 한 발짝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 대통령은 올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이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이루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이라면서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제안한 바 있다.
이는 유럽 6개국이 1951년 전쟁 방지와 평화 구축, 경제 재건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창설해 이후 유럽연합(EU)의 모태가 됐던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를 '롤모델'로 한 것이다. 한반도 평화를 기반으로 동북아 국가들이 철도를 통해 소통하면서 경제공동체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취지다. 남·북한과 일본, 중국, 러시아, 몽골 등 동북아 6개국에 미국도 포함된다.
이러한 공동체가 실현되기 위해선 동해선 연결과 경의선 현대화 사업 등 남북 철도 경협이 필수적으로 동반돼야 한다. 앞서 판문점 선언에서도 약속한 만큼 이번 회담에서는 철도 운용 계획 등 보다 구체적 실행 계획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우선 판문점 선언에 따라 추진되는 철도·도로 연결을 올해 안에 착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최근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내면서 남북 간 철도·도로 현대화 사업으로 295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판문점 선언 이행과 관련한 전체 내년도 예산은 4712억원이다.
이와 함께 정부와 청와대는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가 정착되면 경기도와 강원도의 접경지역에 '통일경제특구'를 설치해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발전 계기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군사분계선 인근 접경지역에 남한 기술·자본에다 북한 노동력을 결합한 경제특구를 만들자는 게 골자다. 이번 회담에서 경제특구 청사진을 북측과 공유하고 관련 구체적인 실행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평양 회담과 맞물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하는 유엔총회도 주목된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완화 여부에 대한 여론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총회에는 국가원수급 97명 등 196개 회원국 수석대표가 참석한다.
북한 비핵화 문제가 주요 관심사다. 지난 6월 북미 첫 정상회담 이후 협상과 교착 국면이 반복되고 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와 관련, 북한의 실질적 조치가 있을 때까지 제재를 지속해야 한다는 미국과 제재완화 및 해제를 요구하는 북한, 중국, 러시아 간 입장이 대립할 전망이다.
북측은 올해 유엔총회 수석대표로 리용호 외무상을 등록했다. 일반토의 연설은 29일로 잡혀 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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