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약 내성 여부를 10분 안에 가려내는 신속 진단 키트를 개발했다.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를 현장에서 쉽게 판별할 수 있게 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은 정주연·임은경 위해요소감지BNT연구단 박사팀이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 표면에 선택 결합하는 유기 분자를 발굴해 이를 기반으로 종이기반 진단 키트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최근 신종 인플루엔자(A/H1N1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가운데 항 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오셀타미비르)에 치료 효과가 없는 내성 바이러스가 늘고 있다.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는 대부분 'H275Y'형 돌연변이체다. 타미플루가 표적으로 삼는 '뉴라미니디아제 단백질' 가운데 275번째 아미노산인 '히스티딘'이 '티로신'으로 변이했기 때문이다.
타미플루는 뉴라미니디아제 효소 기능 차단으로 증식 바이러스 배출을 방해하는데, 뉴라미니디아제가 변이하면 억제 기능이 떨어진다. 기존에는 돌연변이 아미노산 유전자를 검출해야 해 진단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연구팀은 변형 뉴라미니디아제에 특이 결합하는 유기분자를 발굴, 신속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개발 유기분자는 표면 개질 금 나노입자와 함께 뉴라미니디아제 단백질과 결합·응집하는데, 이 때 금 나노 입자 색 변화로 내성 바이러스인지 여부를 육안 검출할 수 있다.
신속 진단 키트는 소량의 체액으로 10분 이내에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별도 분석 장비도 필요 없다.
임신테스트기처럼 검출선을 내비치는 방식이다. 선의 진하기 차이를 이용해 내성 바이러스 정량 분석도 가능하다. 임상샘플 이용 유효성 평가를 거치면 제품 실용화가 가능하다.
임은경 박사는 “개발 키트는 기존 유전자 검사 기반 진단법과 달리 신속하고 간단해 다양한 현장에 활용할 수 있다”면서 “내성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