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테슬라에 투자한다던 사우디 펀드, 루시드에 10억달러 투자

17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와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미국 전기차 업체 루시드 에어모터스에 10억 달러(약 1조1265억 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당초 이 국부펀드는 테슬라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쟁사인 루시드를 택했다. 미국 경제매체들은 사우디 국부펀드의 '배신'으로 테슬라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고 해석했다.

루시드 4도어 세단형 전기차 에어.
루시드 4도어 세단형 전기차 에어.

사우디 국부펀드는 지난달 머스크가 테슬라의 상장폐지(비공개 회사 전환) 계획을 발표했을 때 수십억 달러를 조달할 '돈줄'로 지칭한 곳이다. 머스크는 당시 트위터를 통해 “자금은 확보돼 있다”고 큰소리쳤다.

테슬라 상장폐지 계획은 주주들의 반발로 없던 일이 됐지만, 그 과정에서 사우디 국부펀드가 테슬라의 뒤를 받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약 한 달 만에 사우디 국부펀드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고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분석했다.

사우디 국부펀드는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장기적 성장의 기회를 잡고자 한 것”이라며 "우리 펀드는 혁신과 기술발전, 수익성, 사우디아라비아의 부문별 다양성 등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시드 에어 모터스는 “사우디 펀드의 투자는 2020년 전기차 상용화에 초석을 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테슬라 부사장 겸 이사회 멤버 출신인 루 버너드 쯔가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루시드 에어 모터스는 테슬라에 대항할 전기차 개발을 집중해왔다. 지난해 뉴욕 '오토쇼'에 콘셉트카를 출품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