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소득주도성장 역행' 논란을 야기한 가계동향조사를 전면 개편한다.
종전 소득·지출로 구분해 작성했던 가계동향조사를 2020년부터 통합 작성해 매분기 발표한다. 소득·지출조사 전용표본을 활용해 소득분배지표 정확성도 높일 방침이다.
통계 신뢰 문제 지적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1분기 소득분배가 악화된 것으로 통계가 나온 후 청와대가 '표본오류'를 지적했고, 최근 통계청장이 교체된 후 이번 개편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다만 이번 개편은 신임 청장 취임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가계소득조사와 가계지출조사 통합을 골자로 한 '가계동향조사 통합작성방안'을 18일 발표했다.
통계청은 2016년까지 가계동향조사를 소득·지출로 나눠 분기마다 함께 발표했다. 그러나 작년부터는 지출조사를 소득조사와 분리해 연간 단위로 발표했다. 통계청은 “통계 작성 목적에 따른 개편으로 통계 정확성을 높이고 응답부담 경감을 도모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계청은 개편 후 2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소득·지출 조사를 합치기로 했다. 통합 통계는 2020년 1분기부터 공표한다. 내년까지는 현행대로 소득 조사는 분기별, 지출 조사는 연간으로 발표하는 방식을 유지한다. 통합 조사는 내년 시작하지만 결과는 2020년 1분기 현황을 발표할 때 함께 공개한다. 2019년과 2020년은 시계열 비교가 가능하지만 이보다 앞선 시기와는 비교가 사실상 어려워진다.
통계청은 소득·지출 조사 전용표본을 활용한다. 지금은 소득 조사는 경제활동인구조사를 위한 다목적표본, 지출 조사는 전용표본을 활용한다. 앞으로 소득·지출 전용표본을 사용해 저소득·고소득 가구에 대한 포착률을 높여 소득분배지표 정확성을 제고한다는 목표다.
표본가구 응답률 제고를 위해 종전 36개월 연속 응답 방식은 '6개월 응답-6개월 휴식-6개월 응답'으로 개선한다. 일정 소득 이상 가구 응답률이 6개월 이후 빠르게 하락한다는 연구 결과를 반영했다.
최근 소득주도성장을 역행하는 통계 결과가 나온 게 이번 개편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나온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1~2분기 소득분배지표가 악화돼 “소득주도성장이 오히려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통계청 표본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황수경 전 통계청장을 취임 13개월만에 경질하고 최근 신임 강신욱 통계청장을 임명해 논란이 일었다.
다만 통계청은 이번 개편이 이런 논란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통계청은 개편 이유로 “가구단위 수준에서 소득과 지출을 연계 분석해 소득구간별로 가계수지 진단, 맞춤형 정책수립을 뒷받침하기 위한 기초자료에 대한 요구가 증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강창익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이번 가계동향 조사 개편은 지난해부터 논의를 지속한 결과”라며 “신임 청장 취임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