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 물결이 세상을 빠르게 변화시킨다.
인공지능(AI)은 사회·경제 시스템 효율화를 앞당긴다. 블록체인은 산업 인프라 혁신에 불을 붙였다. 기술 진보는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졌다. 워라밸(일과 삶 균형) 욕구가 갈수록 커진다. 직업, 일 가치관도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이동했다.
미래를 예상하기 힘든 시대다. 물밀 듯이 몰려오는 소용돌이에 적응하기도 바쁘다. 기대감을 갖고 새 물결을 받아들이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지만 빠른 변화 속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우리 국민은 어떤 시선으로 미래 사회를 바라보고 있을까. 전자신문과 LG CNS는 LG CNS 자체 스마트 SMA 솔루션을 활용해 소셜미디어(SNS) 등에 언급된 빅데이터를 분석해 조망했다.
우리 국민은 미래 유망 직종 1위로 디자이너를 꼽았다.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직업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의사·간호사는 사라질 직업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인공지능(AI)이 자리를 뺏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이는 전자신문과 LG CNS가 진행한 직장 문화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 결과다. 유망 직종 순위에서 디자이너는 버즈(특정 키워드 언급 횟수)량 1만8411건을 기록, 1위에 올랐다. 선정 배경에는 창의성이 꼽혔다. 기계가 사람보다 감수성, 표현력은 뒤처질 것이라는 기대가 뒷받침됐다. 비슷한 이유로 작가도 높은 버즈량을 나타냈다. 건축, 가구, 인테리어와 같은 디자인 세부 분야도 다수 언급됐다.
2위는 반려동물 관리사(1만6513건)가 차지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애완견 시장 성장세가 버즈량을 끌어올렸다. 반려동물과 연관된 장례 코디네이터, 팻시터도 관심을 모았다. 신직업군 탄생을 예고하는 결과도 나왔다. 로봇 관리사가 주인공이다. 버즈량 1만366건이 몰렸다. 로봇 개발, 응용, 운영 전반을 챙기는 직업이다.
한국산업마케팅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로봇시장 규모는 9조1962억원이다. 2016년 대비 28.3% 늘었다. 현재 로봇은 산업 현장 위주로 도입된다. 점차 개인 서비스용으로 확대된다.
3D프린팅 전문가(7911건)도 유망 직종으로 분류됐다. 의료, 건축, 공학 등 다양하게 활용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국 곳곳에 3D프린팅 제작소가 들어서며 가능성을 현실화한다.
드론은 5위 자리를 거머쥐었다. 버즈량 2085건을 달성했다. 드론 하나만 잘 다뤄도 여러 직업군에 뛰어들 수 있다는 장점이 사람을 유인했다. 드론 디자이너·정비사·개발자가 눈길을 끌고 있다. 드론으로 재난 구조 활동을 펼치는 전문가도 매력적인 직종이다. 사회복지사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사람의 미묘한 심리를 보살펴야 하는 직업이다. 기계가 대신할 수 없다는 점이 인기 비결로 조사됐다.
벼랑 끝에 선 직종도 있다. 공통점은 AI와 경쟁상대로 꼽히는 직업이다. 1위는 의사와 간호사다. 버즈량이 4156건에 달했다. 2위 비서(1451건)보다 세 배가량 많은 숫자다. 회계사(1262건), 약사(966건), 번역가(469건)가 뒤를 잇는다.
의사, 간호사를 두고 'AI 로봇 왓슨이 의사 최대 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회계사도 '기계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경영 정보를 분석할 수 있다'는 예상이 주를 이뤘다. 약사, 비서, 번역가도 '사람 감정까지 학습하는 AI 능력에 밀려 백기를 들 것'이라는 분석이 제시됐다.
<표>미래사회 유망 직종(단위: 건, 문서량)
자료: LG CNS Smart SMA
<표>미래사회 사라질 직업(단위: 건, 문서량)
자료:LG CNS Smart SMA
<빅데이터 분석 어떻게 했나>
전자신문과 LG CNS는 미래 사회 일감과 직장문화 관련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했다. 지난해 1월 1일부터 올해 8월 31일까지 소셜미디어(SNS)와 언론 등에 언급된 빅데이터 대상으로 분석했다. 분석은 9월 5일부터 14일까지 이뤄졌다. 수집, 분석된 전체 데이터는 328만704건이다. 채널별로는 SNS 8만8932건, 블로그 131만465건, 언론 71만8258건, 카페 96만1907건, 커뮤니티 20만1142건이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