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온가속기 라온이 입자가속기 가운데 처음으로 고온 초전도 전자석을 탑재한다. 탑재에 이은 적용에 성공하면 전 세계 차세대 입자가속기에 고온 초전도 전자석 채택이 잇따를 전망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김두철)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은 라온 중이온가속기의 비행파쇄분리장치 시스템(IF)에 자체 개발한 고온초전도전자석 탑재를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탑재할 전자석은 사극자석 여섯 기, 육극자석 한 기다. 이미 시제품 개발과 성능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본제품 제작에 들어갔다.
전자석은 입자빔의 방향을 바꾸고 초점에 모으거나 퍼트리는 등 빔을 정밀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전력 효율이 낮고 방사선 발열을 잘 견디는 것이 핵심 요건이다.
세계 각국은 열에 강한 산화마그네슘 절연재 기반 '광물절연전선(MIC)' 전자석을 가속기에 주로 활용했다. 최근에는 고온초전도전자석이 대안으로 부상했지만 활용은 제한적이었다.
고온초전도전자석은 MIC 전자석 대비 초기 투자비용에 큰 차이는 없지만 전력 소모량은 10분의 1에 불과하다. 크기와 무게도 MIC 대비 20% 이하다.
사업단은 한국전기연구원 초전도연구센터와 고온초전도 사극자석을 공동 개발했고, 2017년 1월에 시제품도 완성했다. 올 연말부터는 고온초전도 사극, 육극자석 본제품 제작에 들어간다. 2021년에 완성해 설치 및 시운전에 적용할 계획이다.
고온초전도체 재료는 초전도 전력기기와 전선에 쓰이는 '희토류 바륨구리산화물'이다. 이 재료는 절대온도 90K(영하 약 183도) 이하에서 초전도 상태를 유지한다. 기존 저온초전도체는 절대 온도 9K(영하 264도) 이하 극저온 환경에서만 초전도현상을 보였다. 사업단은 고온초전도전자석 7기를 영하 약 233도인 40K 저온에서 운영할 예정이다.
권영관 장치구축사업부장은 “라온 중이온가속기 구축은 전에 없던 새로운 문제들에 맞닥뜨리며 해결해가는 과정”이라며 “고에너지〃고출력 빔을 고온초전도전자석으로 제어하는 기술도 전 세계 차세대 입자가속기들에 널리 활용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