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 톱랭킹 타자부문 : 기아 최형우
올해 들어 힘이 떨어진 모습. 베테랑 선수들은 연일 부상에 신음했고, 가능성을 드러냈던 유망주 역시 성장이 정체됐다. 전력 조각이 뿔뿔이 흩어진 탓에 한때 8위까지 처졌고, 직전 연도 우승팀이 이듬해 하위권으로 떨어지는 ‘흑역사’ 문턱까지 다다랐다.
흔히 선수를 퍼즐 조각에 비유하곤 한다. 팀에서 약점으로 꼽히는 부분에 선수를 채울 때 전력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KIA가 대표적인 예다. 2016년 9월 군복무를 마친 김선빈과 안치홍이 가세했고, FA 시장에서 100억원을 투입해 최형우를 영입했다. 보강은 곧장 성적으로 이어졌다. 리빌딩을 끝낸 KIA는 시즌 초반부터 1위를 질주하며 KBO 정규시즌과 KBO 한국시리즈를 동시에 석권했다. 최형우는 팀을 통합우승으로 이끌며 각종 신조어를 낳았다.
지난해와 달리 올 시즌 KIA 성적은 아쉬움이 남는다. 완벽한 조화를 이뤄냈던 마운드와 타선 모두
그러나 그렇게 바닥까지 내려앉을 KIA가 아니었다. 아시안게임 이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며 차근차근 팀 순위를 끌어올려 지난 21일 LG를 밀어내고 5위에 등극했다. KBO 리그 5위는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한다. 즉, 10개 구단의 염원인 가을야구에 나갈 수 있게 된다.
상승세의 출발은 타선이었다. KIA는 18일부터 26일까지 8경기에서 팀 타율 0.336로 가장 높았다(팀 평균자책점 6.20, 7위). 타선을 이끈 주인공이 최형우다.
8경기 모두 출장해 타율 0.500(34타수 17안타), 2홈런, 16타점, 출루율 0.538, 장타율 0.735, OPS(출루율+장타율) 1.273으로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맡았다. 홈런은 적지만, 주자를 불러들이는 능력만큼은 압도적이었다. 이 기간 동안 최형우보다 많은 타점을 올린 타자는 없었다.
'웰뱅톱랭킹'은 KBS N SPORTS, 스포츠투아이㈜, 웰컴저축은행이 공동 개발한 신개념 야구 평가시스템으로 같은 안타나 삼진이라도 상황 중요도가 높은 플레이를 더 가치 있게 평가하는 점수 체계다. 또한 승리기여도 점수가 배가 돼 팀 승리에 얼마나 보탬이 됐는지 알 수 있다.
최형우의 방망이가 가장 빛났던 순간은 20일 NC전으로, 6-6으로 팽팽한 9회 1사 1루 상황에서 적시 2루타를 때려내 팀에 승리를 안겼다. 패색이 짙어가던 전날 삼성전에서도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타자가 최형우였다. 이날 팀이 2-6으로 끌려가던 9회 2사 만루에서 중요한 홈런포를 터뜨렸다.
최근 8경기에서 득점권 타율 0.727(11타수 8안타), 13타점을 기록할 만큼 승부처에 강했던 최형우는, 해당 기간 '웰뱅톱랭킹' 타자 부문 1위에 올랐다. 기본점수 150.6점에 승리기여도 점수 129.5점을 더해 총 280.1점을 쌓아 2위 이대호(롯데, 228.1점)를 가볍게 제쳤다.
최근 최형우의 반등이 반가운 이유는 지난해와는 다른 양상이기 때문이다. 2017시즌 전력 보강의 좋은 예를 보였던 최형우지만, 시즌 막판에는 끔찍한 부진에 시달렸다. 8월까지 0.366를 기록하며 고공행진하던 타율은, 9월 이후 0.231로 곤두박질쳤고, OPS 역시 1.116에서 0.599까지 떨어졌다. 리그 최고의 타자가 순식간에 최악의 타자로 주저앉은 것. 부진은 KBO 한국시리즈에서도 해소되지 않았다(5경기 타율 0.235, 무홈런).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아시안게임 전후를 비교했을 때, 타율은 0.338에서 0.352로, 출루율 0.410에서 0.437, 장타율 0.556에서 0.577 등 앞선 기간과는 다른 모습이다. 덕분에 경기당 평균 웰뱅톱랭킹 점수도 10.8점에서 20.9점으로 갑절 가까이 상승을 보였다. KIA가 이대로 순위를 마무리한다면,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최형우의 활약이 기대된다.
■ 주간 톱랭킹투수부문 :롯데손승락
투수 부문에서는 롯데손승락이 273.9점으로 1위에 올랐다. 손승락은 팀 7경기 중 6경기(6이닝)에 등판하며 1승 5세이브, 평균자책점 0.00의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지난 9일간 상황 중요도 1.5 이상 순간의 승부처에서는 최형우가 이끈 KIA 타선이 승리기여도 점수 18.2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마운드에서는 손승락이 버틴 롯데가 8.5점을 얻어 1위를 나타냈다. 승부처 성적과 이번 주 4경기 대진, 앞선 기간 대비 승부처 흐름을 종합한 결과 롯데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넥센-KT로 이어지는 원정 4연전을 떠나는 롯데가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타자별, 투수별 랭킹 차트 및 선수별 점수 현황은 홈페이지는 물론 KBS N SPORTS 2018 KBO 리그 중계와 ’아이 러브 베이스볼’을 통해서도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웰뱅톱랭킹’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조항준 기자 (j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