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해외 출시를 앞둔 현대차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과 기아차 '니로EV'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주목된다. 최소 내년만큼은 경쟁 차종이 없기 때문이다. 대다수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가 고가 신형 전기차 출시에 집중하고 있지만 4000만원대 장거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로는 코나와 니로가 유일하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니로EV가 국제표준주행모드(WLTP) 테스트에서 한번 충전 후 주행거리가 301마일(484㎞)로 나왔다. 60㎾h대의 배터리를 장착한 국내외 전기차 통틀어 최대치다. WLTP가 미국환경보호청(EPA) 테스트와 소폭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니로EV의 북미 공인거리는 400㎞ 안팎이 될 전망이다. 앞서 코나 일렉트릭은 미국 EPA 평가에서 258마일(약 415㎞)이 나와 주행성능을 입증 받았다.
두 차량은 내년 초 북미 등 출시를 앞둔 배터리 전기차(BEV) 모델로 64㎾h급의 국산 배터리를 장착, 400㎞대 장거리 주행성능을 지닌 4000만원대 차량이다. 국내 모델의 경우 전방충돌방지 보조(FCA)·차선유지보조(LFA), 운전자주의경고(DAW) 등 안전 기능에다 후측방 충돌경고(BCW)·고속도로주행보조(HDA) 등 최신형 반자율 주행 기능까지 담았다.
반면에 다른 경쟁사가 내년에 출시하는 전기차 중에서는 400㎞대 주행성능에, 4000만~5000만원 수준 전기차를 내놓는 업체는 찾아보기 힘들다. 벤츠·아우디·재규어·포르쉐 등이 1억원 안팎의 고급 스펙 전기차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친환경차에 강한 일본 토요타·혼다 등은 내년에 배터리 전기차 출시 계획이 없고, 닛산은 지난해 출시한 '리프2'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BMW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위주로, GM은 '볼트(Bolt)' 등 부분변경 모델 위주로 시장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중저가 전기차 출시 소식이 없다보니 해외 전기차 전문사이트 '인사이드이브이스(EVs)' '엘렉트렉(Electrek)' 등에는 '코나'와 '니로' 전기차 시승기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달 초 니로EV 시승을 위해 방한한 전기차 파워블로거 비욘 뉠란드(Bjørn Nyland·노르웨이)는 “니로와 코나가 테슬라 '모델3'보다 2000만~3000만원 저렴한데다 주행성능과 가격 등에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호평했다.
최영석 선문대 교수는 “코나,니로가 최근에 나온 글로벌 신형 전기차 중에 가성비 대비 최고 수준이다”며 “현대·기아차가 전기차 생산에 좀 더 집중한다면 내년도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량 선두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