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으로 1위를 지키고 있는 두산베어스와 2~4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SK, 한화와 넥센, 그리고 마지막 한 장의 카드인 5위 자리를 두고 KIA, LG가 막판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과 롯데가 한자리의 희망을 위한 레이스를 진행 중이다.
2015년부터 도입된 와일드카드는 KBO리그 흥행을 좌우하는 요인이다. 2018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진출 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5강 경쟁팀의 최근 분위기를 살펴보자. KIA는 리그가 재개된 뒤 가장 안정적인 전력을 보여줬다. 18경기에서 11승7패를 기록했다. 물고 물리는 구도가 더욱 치열해지는 시기에 승수 쌓기에 성공했다. 21일 광주 NC전 승리로 5위를 탈환했고 28일 현재도 지키고 있다.
지난 2017 시즌도 최종전을 나흘 앞두고 가을 야구에 진출하는 다섯 팀이 가려졌다. 올해도 양상은 비슷하다. 한 경기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전 하락세을 타던 LG는 김현수의 발목 부상 악재까지 맞았다.
그러나 첫 열 경기에서 7승을 거두며 선전했다. 반면 롯데는 같은 기간 1승에 그쳤다. 최근엔 판도가 바뀌었다. 8연패까지 당한 롯데가 이후 일곱 경기에서 6승을 거두며 불씨를 살렸다면, LG는 9월 셋째 주에 치른 여섯 경기에서 5패를 당했다.
주역은 최형우다. 셋째 주부터는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다. 첫 여덟 경기에서 타율 0.500·2홈런·16타점을 기록했다. 타율, 홈런 모두 같은 기간 동안 1위다. 득점권 타율은 무려 0.727를 기록했다.
LG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다. 김현수가 이탈했을 때만 해도 전망이 어두웠다. 그러나 베테랑 박용택을 중심으로 타선이 응집력을 보여줬고 선발진도 비교적 선전했다. 그러나 16일 대전 한화전을 기점으로 6연패를 당했다. 23일 KT전에선 역전패 위기에서 간신히 신승을 거뒀지만, 이후 두 경기도 패했다. 셋째 주 이후 팀 타율과 평균자책점은 모두 10구단 가운데 최하위다.
야구 평가시스템인 웰뱅톱랭킹을 통해서도 최형우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KBS N SPORTS, 스포츠투아이㈜, 웰컴저축은행이 공동 개발한 지표로서 최종점수 산정에 승리기여도(WPA/Win Probability Added)와 상황중요도(LI)를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 실속없는 홈런만 많은 타자, 승수는 많은데 평균자책점은 높고 이닝 소화력은 떨어지는 투수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그나마 외인 선발 타일러 윌슨은 제 몫을 해주고 있다. 브레이크 뒤 나선 네 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93을 기록했다. 5실점 이상 하며 무너진 경기도 없다. 그는 웰뱅 톱랭킹 투수 부문 토탈 차트(27일 기준)에서 2위에 올라 있는 투수다. 기본점수 1146.6점, 승리기여도 392.6점이다. 최종점수는 1539.2점을 기록했다.
공격은 김현수의 공백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그는 타자 부문 토탈 차트에서 최종점수 1499.8점을 기록하며 전체 8위에 올라 있다. 부상으로 타점, 득점, 홈런 등 개수를 늘릴 수 있는 기록이 멈춰 있는 상태에서도 10걸을 지켰다.
롯데는 패색이 짙었다. 9월 7일 SK전부터 8연패를 당했다. 승패차이는 -15까지 늘었고 순위도 8위로 고착됐다. 그러나 셋째 주 첫 번째 주중 2연전에서 LG를 상대로 연승을 거두며 반등했고 이어진 KT전 한 경기, 삼성전 1차전까지 승리했다. 추석 연휴에 열린 NC전 2연전도 모두 승리를 거뒀다.
여전히 5위와의 게임 차는 많고, 5할까지는 많은 승수가 필요하다. 그러나 투타 전력이 전반적으로 안정된 게 위안이다. 10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를 남겨 두고 있기 때문에 최근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판도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웰뱅 톱랭킹 15위권에 이름을 올린 필승조 심창민(최종점수 901.3점·12위)과 최충연(최종점수 836.9점·14위)은 일단 리드를 잡아야 나설 수 있는 투수다. 9월 이후 심창민의 실점이 많아지고 있는 점도 우려다.
5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KIA, LG,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 롯데 등의 막판 경쟁이 치열한 2018 리그. 상대적으로 잔여 경기가 많고, 최근의 경기력을 보았을 때 KIA가 가장 유력한 4위 후보로 보인다.
이대호는 웰뱅 톱랭킹 타자 부문 토탈 차트 7위에 올라 있다. 최종점수는 1546.0점(27일 기준)이다. 30홈런-100타점을 돌파하며 기대한 만큼 묵직한 4번 타자 역할을 해냈다. 가을야구가 멀어진 상황에서 불씨를 살리는 맹타로 클러치 능력까지 보여줬다. 앞, 뒤 타순인 전준우와 채태인도 우산 효과를 받고 있다.
삼성은 경기력 기복이 없다. 꾸준히 승수를 쌓으며 5위에 사정권을 두고 있다. 아쉬운 점은 좀처럼 상승 무드를 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9월 들어 3연승이 없다. 투타 엇박자 탓이다. 리드오프 박해민이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고, 구자욱의 장타 생산도 준수한 편이다. 타자 부문 토탈 차트에서 유일하게 15걸 안에 이름을 올린 4번 타자 다린 러프(최종점수 1567.3·전체 6위)도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조항준 기자 (j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