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이 국내 대기업 가운데 세 번째로 글로벌 블록체인 단체 '이더리움 기업 연합(EEA)'에 가입했다. 독자 구축한 블록체인 플랫폼 'H-체인'(가칭)을 바탕으로 금융IT 분야 블록체인 접목을 꾀한다. 연내 시범사업을 완료하고 내년 본격적으로 대외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한화시스템(대표 김경한)은 EEA 회원사로 참여한다고 1일 밝혔다. EEA는 세계 최대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이더리움 기술을 활용해 기업형 블록체인 솔루션과 비즈니스 모델을 공동 개발, 확대하기 위해 설립됐다. 마이크로소프트·인텔·JP모건 등 글로벌 기업을 포함한 500여곳이 회원사로 참여했다.
지난해 5월 삼성SDS가 국내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EEA에 가입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이더리움 시세가 폭등하며 국내 암호화폐 열풍 기폭제가 됐다. 삼성SDS는 물류 분야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올해 초에는 SK텔레콤이 EEA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그룹 방위산업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은 지난 8월 한화그룹 IT서비스전문기업 한화S&C와 통합했다. 블록체인 사업은 한화S&C에서 올해 초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기술분야 전략사업 가운데 하나로 삼고 집중하는 분야다. 현재는 한화시스템 ICT 부문에서 바통을 이어받았다.
한화시스템 ICT 부문은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인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등 금융사업 추진 경험을 지녔다. 보험, 증권, 은행권 등 산업별 금융기관에 대응하는 솔루션을 갖췄다.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H-체인 역시 우선 금융 분야 서비스 접목을 목표로 잡았다. 상용 서비스화가 당면 과제인 블록체인 산업에서 기존 금융 시스템 기간계·정보계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한 환화시스템 노하우가 강점이라는 설명이다.
EEA도 “한화시스템이 이더리움 기반 블록체인 플랫폼을 독자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금융산업에 적용 가능한 블록체인 시범사업을 수행 중인 점을 높이 평가했다”며 한화시스템의 EEA 참여 결정 배경을 밝혔다.
한화시스템은 EEA 참여로 글로벌 기업과 다양한 정보 공유 및 협업을 추진한다. 이를 바탕으로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워킹그룹에도 참여함으로써 이더리움 기술 글로벌 표준을 확립하고 산업 요구사항을 이더리움 기술에 반영할 예정이다.
H-체인도 올해 안으로 시범사업을 완료하고 내년 추가 프로젝트 및 대외 사업 확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현재 블록체인 산업은 기술 자체보다도 어느 시스템에 적용해 상용화를 이뤄내느냐가 관건”이라며 “까다롭고 예민한 금융 시스템을 다년간 구축하고 운영해온 노하우가 금융 분야 블록체인 접목에 대한 한화시스템 강점”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