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자궁근종 환자, 로봇수술로 임신·출산까지 성공

김미란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왼쪽), 김현경 의정부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
김미란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왼쪽), 김현경 의정부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원장 김용식)은 김미란 산부인과 교수, 김현경 의정부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팀이 30대 여성 환자 혈관평활근종을 세계 최초로 로봇수술로 제거했다고 1일 밝혔다. 이 환자는 치료 후 자연 임신으로 출산까지 성공했다.

여성에게 발생하는 가장 흔한 양성종양인 자궁근종은 난임 원인 중 하나다. 과거 개복이나 복강경 수술이 보편적이었지만, 최근 로봇수술이 확산된다. 근종 제거 시 정상 자궁손상을 최소화하고, 남아있는 자궁을 정교하게 재건해 임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혈관평활근종은 혈관 내 내장 벽을 구성하는 근육인 평활근에 생기는 근종이다. 현재 자궁에 혈관평활근종이 보고된 사례는 18건에 불과하다. 개복 혹은 복강경 수술로 치료했지만, 임신 출산 사례는 없다.

이번 환자는 2011년 첫 출산 후 2016년 변성된 종류의 3.5㎝ 근종 진단을 받고 정기 관찰 중이었다. 지난해 하복부 통증으로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에 내원했다. 초음파 결과 근종이 4.5㎝로 증가했다. 향후 임신을 희망해 자궁손상을 최소화하면서 근종을 정확히 제거하기 위해 로봇수술을 계획했다. 복강경 수술보다 더 나은 시야를 확보하면서 정교한 수술을 받았다. 개복 수술에 비해 출혈과 수술 후 통증도 적어 회복이 빨랐다. 환자는 치료 후 자연 임신으로 5월 건강한 둘째 아이를 정상 분만했다.

김미란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근종은 모든 여성이 걸릴 수 있는 여성질환이기 때문에 미혼여성에게도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면서 “단순히 아랫배가 나왔다거나 살이 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미혼여성이라도 정기 검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산부인과학회가 발행하는 영문판 국제 학술지 '미국산부인과학저널(Obstetrics & Gynecology Science)' 5월호에 게재됐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