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벤츠·재규어·아우디까지...프리미엄 브랜드 전기차 한국 진출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가 전기차 신모델을 우리나라에서 잇달아 출시한다. 통상 신차 출시 후 국내 판매까지 1년여를 기다려야 한 과거와 달리 국내 시장 진입 속도가 빨라졌다. 국내 소비자의 프리미엄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데다 정부 파격 지원책, 세계 최고 수준의 충전 인프라 등 시장 환경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포르쉐 '타이칸', 메르세데스-벤츠 'EQC', 아우디 'e트론' 등이 내년 한국에 출시된다. 이들 차량은 1억원 안팎의 고가다. 모두 전용 플랫폼을 단 각사 최초의 순수 배터리전기차(BEV)로 눈길을 끈다. 장거리(400㎞ 이상), 초급속충전(100㎾ 이상), 고출력(제로백 5초 미만)에 첨단 반자율주행 성능까지 갖췄다. 이들 차량은 각사의 간판 전기차 모델이다.

포르쉐와 아우디 등은 내년 국내 출시를 목표로 국내 전기차 충전서비스 업체와 충전인프라 구축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벤츠는 KT와 충전서비스 파트너십을 맺었고, 시그넷이브이를 통해 별도의 국내용 충전기도 제작한 상태다.

포르쉐는 기존 공용 충전인프라와 사용자 연동뿐만 아니라 전국에 수십개 수준의 브랜드 자체 충전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프리미엄 브랜드 업체 한 관계자는 “자사 첫 전기차가 글로벌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본사 협의를 통해 한국 출시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고 있다”면서 “정부 지원책과 친환경차 규제, 시장 선호도, 충전인프라 환경 등이 기회이자 강점으로 고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국내 공개한 재규어 'I-페이스'도 이달부터 각종 인증 작업에 착수, 연내 출시(차량인도)가 유력하다. I-페이스를 포함해 테슬라 '모델S·X'에 1억원이 넘는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 포르쉐, 벤츠, 아우디까지 빠르게 합류하고 있다.

전기차 업계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한국 시장 공세가 보급형 중고가 모델보다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보급형 시장은 국산 업체 위주로 자리를 잡았지만 프리미엄 시장은 뚜렷한 경쟁 구도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정부 보조금과 인구 밀도가 높아 충전 인프라 구축에 유리한 지형 입지도 강점으로 꼽힌다.

최영석 선문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팔린 전기차 대비 충전인프라 비율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고, 전기차에 대한 반응도 좋다”면서 “한국은 마케팅 등 전기차 테스트베드로 최적 환경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포르쉐 타이칸(Taycan)
포르쉐 타이칸(Taycan)
메르세데스-벤츠 EQC.
메르세데스-벤츠 EQC.
아우디 e트론.
아우디 e트론.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