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2일 취임과 함께 내년 고교무상교육 실현과 국가교육위원회 출범을 약속했다.
유 부총리는 “교육정책을 미래 비전을 바탕으로 일관되게 추진하고, 교육주체들과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교육 거버넌스 개편을 추진하겠다”면서 “교육정책 결정의 새로운 거버넌스인 '국가교육위원회'를 2019년에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국가교육위원회는 합의제 집행기구로, 정파를 떠나 사회적 대합의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교육개혁을 견인할 수 있는 장치다. 유 부총리는 중앙정부가 가진 초중등교육 권한은 체계적으로 계획을 수립하여 교육청과 학교로 이양하고, 교육부는 고등-평생-직업교육 영역을 중심으로 기능을 개편해, 발전적으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고교무상교육을 2019년으로 앞당겨 실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참여정부에서 중학교 무상교육을 완성했고 문재인정부는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실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출발선의 불평등이 없도록, 국가 차원의 출발선보장 프로젝트도 도입한다. 온종일돌봄교실은, 교육부·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지방자치단체가 긴밀히 연계되도록, 사회부총리 산하에 '온종일돌봄체계 실무지원 TF'를 구성해 학교와 지역이 상생하는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취임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 자리를 함께 하고 계신 교육부 직원 여러분,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대한민국 첫 여성 부총리이자,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교육부 장관이라는 무거운 중책을 맡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길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인사청문회를 거치며 제 삶을 되돌아봤고, 공직자로서의 엄중한 책임감을 매일매일 느꼈습니다.
저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기대로 바뀌고, 교육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믿음으로 바뀌도록 저는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일하는 동안 다른 모든 것을 잊고, 오직 국민의 삶을 희망으로 바꾸고, 대한민국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겠습니다.
교육부 직원 여러분!
저는 8월 30일 후보자 지명을 받으며, “교육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2001년 6월 7일 앨빈 토플러가 김대중 대통령께 제출한 보고서를 보며, 대한민국의 교육패러다임 전환은 선언적 차원이 아닌 구체적인 로드맵에 바탕을 두고 바꿔야 한다는 사명감을 더욱 굳건히 가지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그리고 앞으로의 교육은 가르침을 넘어 스스로 학습하고 경험하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다릅니다.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도 저마다 다릅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교육은 여전히 소수 상위권 인재를 배출하기 위한 경쟁교육 중심이며, 대다수 아이들이 획일적인 기준으로 서열화 되고 있으며, 무한경쟁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불안한 미래 앞에, 학부모들은 무리한 교육비 부담에 고통 받고, 아이들은 자신의 꿈과 행복을 잃은 채 학교폭력, 우울증 등 마음의 병에 점점 더 노출되고 있습니다.
2001년에 한 미래학자가 지적한 우리 교육의 문제는 2018년에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교육의 패러다임은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새로운 삶, 다양한 삶을 추구하고, 교육은 개인의 선택과 성장을 지원해야 합니다.
협력과 공존의 교육으로,
학생 성장 중심 교육으로,
개인의 소질과 적성을 찾을 수 있는 개별화 교육으로 바꾸어야 하고 청년들과 성인에게 제공되는 평생·직업교육 또한 전 국민의 생애 주기를 고려한 맞춤형 교육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미래교육의 방향은 사람입니다. 저는 사람 중심의 미래교육계획을 단기-중장기 로드맵으로 구체화해, 급변하는 사회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주도해 나가는 미래인재 양성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첫째, 교육부에 교육계, 과학계, 산업계, 노동계 등의 현장전문가와 학생·학부모·교사 등으로 구성된, <미래교육위원회>를 발족하고, 곧바로 미래교육 계획안 마련에 착수하겠습니다. 이미 바뀌고 있는 부분은 속도를 더욱 높이고, 장애요인은 개선할 방법을 찾겠습니다.
또한, 정부 각 부처 간 흩어져 있는 미래인재양성 사업과 예산을 체계화하고, 사회부총리가 컨트롤타워가 되어 사회 부처들 간의 협업을 이끌어내겠습니다.
둘째, 교육정책을 미래 비전을 바탕으로 일관되게 추진하고, 교육주체들과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교육 거버넌스 개편을 추진하겠습니다. 교육정책 결정의 새로운 거버넌스인 <국가교육위원회>를 2019년에 출범시키겠습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교육 의제에 대한 사회적 대합의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교육개혁을 견인하게 될 것입니다.
중앙정부가 가진 초중등교육 권한은 체계적으로 계획을 수립하여 교육청과 학교로 이양하고, 교육부는 고등-평생-직업교육 영역을 중심으로 기능을 개편해, 발전적으로 전환하겠습니다.
셋째, 이미 국정과제로 설계된 미래인재양성 관련 정책은 더욱 정교하게 설계하면서 정책의 집행속도를 높이겠습니다. 교육과정·수업·평가를 혁신하고, 학교가 창의적인 학습공간이 되도록 미래형 교실모델을 구축하겠습니다. 아이들에게 쉼이 있는 공간과 창의적인 생각이 열리는 공간을 만들어나가겠습니다.
또한 고교학점제 안정적 도입을 위한 준비도 철저히 해나가겠습니다. 미래사회 지식창출을 위해 학술생태계 구축을 지원하고, 대학의 혁신역량을 강화해나가겠습니다.
사랑하는 교육 가족 여러분!
저는 미래인재 양성 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국민의 삶에 희망이 되는 교육정책 추진에 매진하겠습니다.
부모의 소득격차가 교육기회의 격차로 이어지지 않고 교육이 부의 대물림 수단이 되지 않도록,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이 실현되어야 합니다. 이미 지난 한 해 동안 교육부는 초중고 교육비급여 단가를 인상하고, 국가장학금을 확대하는 등의 교육비 절감 노력을 했습니다.
저는 여기에 더해, 첫째, 고교무상교육을 2019년으로 앞당겨 실현해, 전국 130만 명의 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참여정부에서 중학교 무상교육을 완성했고 문재인정부는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실현하겠습니다.
둘째,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출발선의 불평등이 없도록, 국가 차원의 출발선보장 프로젝트를 도입하겠습니다.
이미 발표된,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40% 확대와 온종일돌봄교실 20만 명 확대를 차질 없이 시행하겠습니다.
특히, 온종일돌봄교실은, 교육부·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지방자치단체가 긴밀히 연계되도록, 사회부총리 산하에 <온종일돌봄체계 실무지원 TF>를 구성하여 학교와 지역이 상생하는 모델로 발전시키겠습니다. 또한 유치원부터 초등 저학년까지, 국가가 기초학력을 책임지는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특히 한글, 수학 등 기초학력 결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도교육청과 힘을 합해 부모의 마음으로 세심하고 따뜻하게 챙기겠습니다.
학생들에게 안전한 교육환경이 조성되도록 하는 데에도 더욱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등하굣길 안전, 공기질 관리부터 학교폭력 문제, 미투 문제 등도 현실적인 해결대책을 강구하겠습니다.
이제 동료가 된 교육부 직원 여러분, 국민들께서 교육정책을 불안해하십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우리는 성찰하고 변화해야 합니다. 저부터 국민들께 약속드리겠습니다. 이미 확정 발표된 <2022 대입제도개편안>이 현장에 안착되도록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한편,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관련 정책을 계속 발굴하고 보완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의 교육정책은, 국민 눈높이와 현장의 수용정도와 준비상태를 고려하여 때로는 신중하게, 때로는 과감하게 추진해나가겠습니다. 대학, 시도교육청, 학교현장과 소통을 강화하겠습니다. 교육부의 정책 입안 단계부터 정책 발표 후 피드백까지 현장과 밀착하여 운영하겠습니다.
저는 직원 여러분 모두가 제 동료라 생각합니다. 여러분과 기쁜 일, 힘든 일 모두 함께 할 것이며, 우리가 아픈 치부를 드러낼 때에도 여러분과 함께 아파하며 혁신해나갈 것입니다. 연공서열, 지연·학연, 인사 관행에서 벗어나 열심히 일하고 능력을 인정받은 직원은 과감히 발탁하고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인사평가 제도를 만들겠습니다. 이것 역시 여러분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만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특별히 강조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포기하고 타협하면 새로운 세대들은 그들의 인생과 미래를 잃게 될지도 모릅니다. 실패하고 실수해도 스스로 다시 일어나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그런 교육을 함께 만들어 갑시다.